▲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 숨진 백원우 별동대원 아이폰 잠금해제 못해
6자리 경우의 수만 560억 개

[위클리오늘=박문수 기자] 최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검찰 수사관 A(48)씨 휴대폰 포렌식(증거 분석) 작업이 3일 오전 '아이폰 잠금장치'에 막혀 일단 중단됐다.

검찰은 전날 해당 의혹의 핵심인물이었던 A씨의 휴대전화를 서울 서초경찰서를 압수 수색해 확보하고 분석 작업을 시작했다. 경찰청 요구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수사관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포렌식이 진행됐으나 숨진 A씨의 잠금을 풀지 못해 수사가 어려움을 겪게 됐다.

아이폰 잠금 체제는 '여섯 자리 암호'를 기본으로, 모델에 따라 '지문 인식' 또는 '얼굴 인식'을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A씨가 어떤 잠금 설정을 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아이폰 잠금 해제는 쉽지 않다. 대검찰청 장비로도 푸는 게 어렵다"고 밝혔다.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검찰은 외부 업체의 힘을 빌려서라도 반드시 해제를 해야 하지만 이 또한 녹록치 않아 하명 사건 수사 전체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방법은 검찰이 A씨 시신에서 지문을 확보하는 것이다.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지문을 확보하면 가능하지만 이 또한 A씨가 지문인식 대신 암호로 잠금 설정을 해놓았다면 해제는 실패할 확률은 급등한다.

암호가 영어 대·소문자와 숫자 등을 조합한 6자리라면 경우의 수는 560억 개가 넘는다. 수동으로 몇 초마다 암호를 입력해도 족히 몇 십 년은 걸리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특히 휴대전화에 '비밀번호 입력 연속 실패 시 모든 데이터 삭제' 설정이 걸렸다면 모든 증거를 잃을 수도 있다.

이 밖에 안면 인식방식도 시신이나 생전 사진으로 잠금을 해제하기는 어렵다.

다만 A씨가 스마트폰 데이터를 PC에 백업해뒀다면,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으로 데이터를 확보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 경우도 통화나 문자 수·발신 목록까지 백업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청와대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의 몸집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와 여당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윤석열號 검찰이 A씨의 휴대폰에서 중요한 단서를 확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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