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훈국제중에 '부모이혼에 따른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합격

[위클리오늘=최학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귀족학교'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영훈국제중학교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에 지난달 합격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은 지난해 12월 사립중학교인 영훈국제중에 ‘사회적 배려 대상자’(사배자) 전형으로 합격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음은 <한겨레 > 보도 전문. 

사배자 전형은 2008년 국제중 도입 당시 비싼 학비 때문에 ‘귀족학교’라는 논란이 있자 학교 쪽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을 선발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도입됐다.

▲ 지난해 11월30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 취임 25주년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이재용 사장이 식을 마치고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 국제중 사배자 전형 대상자는 ‘경제적 배려 대상자’와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로 나뉜다. 경제적 배려 대상자에는 기초생활 수급자, 한부모 가족 보호대상자(저소득), 차상위계층 등이 포함된다.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에는 한부모 가정 자녀, 소년소녀 가장, 조손가정 자녀, 북한이탈주민 자녀, 환경미화원의 자녀, 다자녀 가정 자녀 등이 포함된다. 이재용 부회장의 아들은 2009년 이 부회장이 임세령 대상그룹 상무와 이혼함에 따라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인 한부모 가정 자녀에 해당돼 사배자 전형에 지원했다고 한다.

애초 국제중 입학전형에서는 ‘한부모 가정 자녀’의 경우 ‘저소득’일 경우만 선발이 가능했다. 하지만 2011학년도부터 경제적·비경제적 배려 대상이 구분되면서, 비경제적 배려 대상의 ‘한부모 가정’에서 ‘저소득’ 조건이 빠졌다. 부유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다자녀 가정 자녀’도 이때 비경제적 배려 대상에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김영기 영훈국제중 교감은 “시교육청에서 내려온 지침에 따라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2011학년도부터 사배자 전형 대상자에 ‘경제·비경제’ 구분이 생긴 것은 저소득층 학생을 제대로 선발하기 위함이었다. 2010학년도까지는 학교장 추천서만으로도 사배자 전형에 지원할 수 있어, 저소득층이 아닌 학생들이 편법 입학하는 등 문제가 됐다. 또 학비가 비싸고 부유층이 많은 학교에 저소득층 학생이 적응하기 어려워 지원자가 줄어들었다.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교육학)는 “제도 개선 과정에서 경제적 배려 대상자는 증빙조건을 강화하고 선발 할당량을 부여했다. 동시에, 자사고·국제중의 사배자 전형 미달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시교육청이 부유층 자녀들이 섞여들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해 준 점도 있다. 재벌가 자녀의 사배자 전형 이용은 이 허점을 이용한 것인데, 이는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배자 전형은 일반전형과 선발 방법도 다르고 경쟁률도 낮다. 일반전형은 추천서, 자기개발계획서, 학교생활기록부 등 제출 서류를 심사해 3배수를 뽑은 뒤 추첨을 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반면 사배자 전형은 교감·교사 등으로 구성된 입학전형위원회가 서류 심사를 통해 최종 합격자를 직접 선발한다. 이 부회장의 아들이 합격한 2013학년도 입학전형에서 일반전형 경쟁률은 9.32 대 1, 사배자 전형 경쟁률은 4.8 대 1이었다.

삼성전자 쪽은 “이혼한 부모의 자녀는 정서적으로 배려를 받아야 할 대상이다. 규정에 어긋남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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