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플랜트 등 사업비중 차이로 매출·이익 증감폭 회사마다 달라

[위클리오늘=문성희 기자] 올해 들어 주택경기가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SK건설, 한화건설 등 비상장 대형건설사 영업실적이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각 사의 사업구조에 따라 증감 추세가 달라 회사마다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주택사업이 영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포스코건설, 롯데건설은 실적 감소는 물론 향후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반면, 플랜트사업이나 해외사업 비중이 큰 SK건설과 한화 건설은 국내 주택 침체에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평가다.

■ 포스코건설·롯데건설 주택 중심...SK건설·한화건설 플랜트 비중 커

포스코건설은 건축부동산 사업의 매출비중이 전체 매출의 74.4%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플랜트 사업은 14.8%, 글로벌인프라 사업은 9.6%에 그쳤다.

건축부동산 사업은 매출뿐만 아니라 영업이익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회사의 수익 실적이 건축부동산 사업에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다.

올해 상반기 회사의 전체 영업이익은 668억 원인데 건축부동산 영업이익이 1477억 원이다. 플랜트사업에서 531억 원 손실이 났고 글로벌인프라 사업에서도 155억 원 손실이 났다. 건축부동산 사업의 영업이익이 다른 사업의 손실을 메꿔주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건설은 주택건축 사업이 매출에서 82.8%를 차지하고 있다. 대형건설사 가운데 주택건축 비중이 매우 높은 건설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택건축 비중이 이렇게 크다 보니 토목사업은 9.9%, 플랜트는 6.5%, 해외부문은 3.3%에 머물렀다.

롯데건설의 주택건축사업 영업이익은 1821억 원으로 회사 전체 영업이익 2227억 원의 82%를 차지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처럼 다른 사업부문에서 손실이 나고 있지는 않지만 건축주택 이익이 사실상 회사 전체 이익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 수익구조를 보이고 있다.

* 2019년 상반기 기준. 자료 : 각사 반기 사업보고서

SK건설은 매출가운데 플랜트 사업 비중이 58.6%로 다른 건설사에 비해 플랜트 사업 비중이 매우 크다. 주택건축 사업은 26.3%, 인프라 부분은 14.6%를 차지하고 있어 포스코건설이나 롯데건설에 비해 매출 분산이 잘돼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익 측면에서는 플랜트 매출이익이 39.6%를 차지, 매출 비중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반면 주택건축 사업의 매출이익은 1230억 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이익 2526억 원의 48.7%를 차지하고 있다. 주택사업은 매출에서는 4분의 1을 차지하지만 이익에서는 절반을 차지하는 등 높은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한화건설은 주택건축 사업의 매출이 55.1%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지만 이라크 신도시 사업 등 해외프로젝트가 포함돼있어서 이를 제외하면 국내 주택사업 비중은 27.6%를 차지한다. 플랜트사업이 24.1%, 토목사업이 15.9%로 한화건설도 비교적 사업분산이 잘 돼있다는 평가다.

이익 측면에서는, 주택건축 매출이익이 1400억 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이익 2650억 원의 52.8%를 차지한다. 해외 사업이 547억 원으로 20.6%, 플랜트 사업이 433억 원으로 16.3%를 차지하고 있다. 다른 회사처럼 주택건축 사업의 이익이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상대적으로 수익구조도 분산이 잘 돼있는 모습이다.

* 2019년 상반기 기준. 자료 : 각사 반기 사업보고서

■ 전반적인 감소세에도 매출·수익 구조따라 영업실적 제각각

비상장 대형건설 4사는, 매출에서는 회사에 따라 사업비중 차이가 있지만 이익에서는 모두 주택사업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주택사업의 수익률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올해 들어와 주택경기가 침체되면서 이들 건설사들은 전반적으로 수익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도 매출·수익 구조의 차이에 따라 회사들마다 각기 다른 매출과 이익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주택 비중이 큰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도 서로 다른 실적추세를 보인다.

포스코건설은 올 초 매출과 이익이 크게 감소하면서 1분기 영업이익이 201억 원으로 전년 동기의 3분의 1에도 못미쳤지만 이후 점차 증가세를 보이면서 이번 3분기에는 8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올해 들어오면서 매출과 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9.9%, 영업이익은 52.6%나 감소해 반토막이 났다.

상대적으로 사업분산이 잘돼있는 SK건설과 한화건설도 서로 다른 매출·이익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SK건설은 플랜트 비중이 높은 만큼 주택침체 국면에서도 매출이 감소하지 않고 지난해 3분기 이후 4분기 연속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에는 매출 1조9335억 원을 실현해 전년 동기보다 33.1%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라오스 댐 사고로 지난 4분기에 대규모 적자가 났지만 올해 들어와 예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한화건설도 해외사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국내 주택침체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보여 왔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6.6%나 줄었다. 주택사업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 최근 주택경기침체 영향을 비껴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등 상장 대형건설사도 지난 3~4년 주택호황으로 역대 최고 이익 행진을 벌였지만 올들어 주택경기가 침체되면서 수주와 영업실적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상장 건설사들은 최근 사업구조와 조직을 개편하고 신규사업을 모색하는 등 영업환경 변화에 대처하느라 분주한 것으로 전한다. 상장 건설사들의 이러한 행보는 비상장 건설사에게도 다르지 않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주택비중이 큰 포스코건설, 롯데건설은 물론, 플랜트 비중이 큰 SK건설, 해외사업비중이 큰 한화건설도 주택경기침체와 해외수주감소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사업구조는 영업환경이 달라졌다고 쉽게 변경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내부조직은 물론 재무구조나 영업기반, 협력사 관계까지 회사 모든 부분이 총체적으로 연결돼있기 때문이다.

2015년 해외건설이 급속도로 위축될 때 미리 대처하지 못해 어닝쇼크 등 큰 위기를 맞았던 건설사들이 이미 지난해부터 예상됐던 주택경기침체에 미리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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