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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가계부채, 상처 곪아가는 자영업자
서울 시내 도로에 붙어 있는 대출 광고지 모습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지난해 초 1500조 원을 돌파하며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가계부채의 증가율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상환능력이 부족한 취약차주 위주로 연체차주 대출비중 같은 부채의 질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가계부채 해소책의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시중 5대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역대 최대치인 599조385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555조8299억 원) 대비 7.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대출 잔액이 508조27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5.56% 증가한 것보다 가파른 성장세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급증이 눈에 띄는데 가계신용대출이 169조16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13% 증가한 것에 비해 주담대 규모는 430조20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8.94%나 상승했다.

문제는 연체규모의 증가다. 장기불황과 함께 저성장기조가 가시화되며 신규 연체와 연체율이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3분기 기준 5대은행의 가계대출 신규 연체규모는 3조8360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2668억 원) 대비 17.42%나 급증했다.

연체율도 증가했다. 3분기 기준 5대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연체율은 0.27%로 전년 동기 대비 0.02% 하락했다. 이는 기업대출 연체율이 0.4%로 전년 동기 대비 0.02% 상승한 것과 대조된다.

기업대출의 질 또한 악화됐다.

기업대출 가운데 대기업 대출규모는 71조2045억 원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2.41%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 대출규모는 437조376억 원으로 같은 기간 6.98% 증가했다.

또한 개인사업자의 신규 연체규모 역시 1조7662억 원으로 전년(1조5778억 원) 대비 11.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중 채무상환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이른바 ‘저소득 자영업자’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대출의 질이 악화됐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저소득 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은 51조8000억 원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670조6000억 원)의 7.7%를 차지하고 있지만, 차주 수는 44만5000여 명으로 전체 차주(188만3000여 명)의 23.6%라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대출잔액은 1억2000만 원으로 타 자영업자(4조3000억 원)의 1/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문제는 대출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이다.

지난 2015년~2016년 일반 자영업자의 연평균 대출 증가율은 11.5%였지만 저소득 자영업자의 대출은 18.9%로 이를 크게 상회했다.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된 2017년 이후 대출 증가율은 한풀 꺾였지만 지난해 3분기 말 저소득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율은 12.1%로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9.9%)을 여전히 앞지르며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잠재적 부실을 나타내는 연체차주 대출비중 역시 저소득 자영업자(4.1%)는 일반 자영업자(2.2%)를 두배 가량 상회하고 있으며,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장기화된 저성장기조에 따른 이자상환부담으로 연체율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한 금융관계자는 “저소득 자영업자의 경우 타 자영업자에 비해 연체차주 비중이 높은데다 최근 들어 장기연체자 대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은 채무상환능력이 낮아 올해 업황 부진과 맞물려 대출건전성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책으로 대출 증가세는 꺾였지만 높아진 대출기준에 미달된 차주들이 2·3금융권으로 전이된 결과를 낳았다”며 “단순 대출 규모 축소보다 취약차주 위주로 대출의 질을 해소하는 방향의 대출규제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신민호 기자  fi@one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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