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이정희 여성검객 대결 박찬종·강지원 단기필마 투지

여론조사 지지율 3~4% 기록
초박빙 승부땐 무시못할 변수

18대 대선 정국은 마이너리그도 만만치않다. 자천타천으로 스타급 무소속들이 단기팔마로 표밭을 갈고 있다. 5선 관록의 노정객 박찬종 변호사가 정치쇄신 바람을 타고 20년 만에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청소년 지킴이’로 유명한 강지원변호사도 메니페스토(대국민정책계약) 후보를 내세우며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여기에 제3당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대표가 출마선언 후 표밭을 갈고 있고, 통합진보당을 탈당한 심상정의원도 출마를 서두르고 있다. 이번 대선은 어느 때보다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고 있어 이들이 ‘캐스팅보트’를 쥘 수도 있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이회창 후보의 표차는 2.3%포인트에 불과했다.

 

                심상정 의원. [사진=뉴시스]

국회의석 9석을 가진 통합진보당은 이정희 전 대표(43)가 지난 9월25일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진보당의 아이콘’인 이 전 대표는 출마선언 직후 한때 지지율이 5.2%로 급등했다. 앙숙관계인 통합진보당 탈당 세력이 이를 그냥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통합진보당을 집단 탈당해 신당을 준비 중인 새진보정당추진회의는 간판 얼굴격인 심상정 의원을 대선후보로 차출했다. 심상정 의원(53)은 10월5일 “그 어느 때보다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나 영세영업자들, 서민들의 목소리를 강력하게 대변해야 될 때”라며 대선후보 출마를 시사했다. 두 사람은 올해 초까지 통합진보당에서 한배를 탔지만 집단출당을 거치면서 지금은 소 닭보듯 하는 사이다. 이로써 진보진영 유권자들의 표를 얻으려는 내부의 두 여성 검객들 대결이 볼만하게 됐다.

 이정희 후보는 완주할 듯

         이정희 전 대표. [사진=뉴시스]


진보진영에 속하는 두 후보의 완주여부는 야권후보 단일화에 달려있다. 선거 막판 민주통합당으로 구심력이 작용하면 심정적으로 민주통합당과 가까운 심상정 의원은 야당 후보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정희 후보는 완주가 예상된다. 민주당이 ‘종북주의’를 이유로 통합진보당과 결별 방침을 이미 분명히 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후보는 민주당이 새누리당과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에 나선 것에 대해 “민주당이 새누리당과 야합해 통합진보당을 제물로 삼았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이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를 부각시켜 진보성향 유권자들의관심을 끌려는 모양새다. 이후보는 “2004년에 폐기하지 못했던 국가보안법이 2012년 진보세력에 대한 종북주의 공세로 시퍼렇게 살아나 칼춤을 추고 있다”며 대선후보들이 국가보안법 폐기약속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현재 3~4%의 지지율을 기록중이다. 

 강지원, 박찬종 여권표 잠식?

                       강지원 변호사. [사진=뉴시스]

보수진영은 강지원, 박찬종, 이건개 변호사가 무소속 후보로 뛰고 있다. 이중 박찬종, 강지원 변호사가 돋보인다.
강지원 변호사(63)는 지난 9월4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자고 일어나면 대선자금비리, 공천헌금비리 등 정치권 비리가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들의 정치 불신과 절망감이 극에 달해 있다.”며 “제가 죽기 전에 이 나라 정치판의 흙탕물을 훌륭하신 여러분과 함께 깨끗하게 청소해 놓고 죽어야겠다는 절실한 소명감에 불타고 있다”며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강변호사는 “우리나라 대통령선거에서 처음으로 매니페스토후보로서 정책중심선거의 모범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지금까지의 선거문화를 확 바꾸겠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조사결과 강변호사의 지지율은 3~4%수준이다.
박찬종 변호사(73)는 10월4일 10월4일 천도교중앙교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기득권을 펼쳐 놓은 정치판에서 이들 정당간의 정권 이동을 용인해서는 안된다. 그런 점에서 안철수-문재인 단일화는 민의 배반”이라며 “국민후보추대연합의 후보 선출 오디션에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국민후보추대연합(공동대표 최용기)은 박 변호사를 비롯해 안철수, 강지원 후보와 출마의사를 밝히지 않은 정운찬 전 총리 등 4명을 잠재적 대선 예비후보로 선정하고 전국 순회 토론회를 거쳐 제3지대의 국민후보를 추대한다는 방침이지만 박찬종변호사만 오디션에 응해 사실상 박변호사를 추대할 것으로 보인다. 박 변호사는 20년 전인 지난 1992년 14대 대선에 신정치개혁당 후보로 출마해 6.2%(4위)를 득표한 바 있다
두 변호사는 당선 가능성과는 멀지만, 여야의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칠 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 변호사는 여권성향과 중도층의 표를 잠식할 것으로 예상돼 선거막판에 여당 후보의 구애를 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아내들은 출마 결사반대 

           박찬종 변호사. [사진=뉴시스]

두 변호사 모두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단기필마로 표밭을 갈고 있다는 점도 흥밋거리다. 강변호사는 “왜 흙탕물에 들어가려 하느냐며 아내가 출마를 말렸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의 부인은 대법관출신의 장관급 공직자인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56)이다. 김영란위원장은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마땅한 후임자가 없어 지금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찬종 변호사도 10월4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아내가 출마 절대반대를 외쳐서 많이 망설이고 고민했다. 아침까지 아내와 싸우고 나왔다”며 출마결심이 쉽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때문에 아내들의 반대를 뚫고 대선에 출마한 두 법률가들이 과연 얼마나 표를 얻을지도 관심거리다. 두 사람을 잘 아는 이들은 캐릭터가 강한 두 사람의 성격상 자신들의 출마가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지라도 다른 후보들의 손을 들어주기보다는 완주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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