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주주 피델리티 ‘캐스팅보드’…일동제약 지주사 전환 불투명

 

[위클리오늘=이진성 기자] 녹십자가 일동제약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녹십자가 일동제약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최대주주와의 지분률 차이가 불과 5% 수준인데다 일동제약이 경영권 강화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추진해 온 지주회사 전환도 무산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녹십자는 개인투자자 이호찬씨 등으로부터 일동제약 주식 304만3295주를 장외 매수하면서 기존의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또 녹십자홀딩스와 녹십자셀도 각각 0.88%와 0.99%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로써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29.36%의 지분을 확보해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측(34.16%)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녹십자가 3대주주인 기관투자자 피델리티(9.99%)와 연합하면 일동제약의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녹십자가 경영참여로 투자목적을 변경한 것은 (일동제약 인수에 대한)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녹십자는 지난 2012년 3월에 지분 8.3%를 매수하는 등 그동안 특수 관계자인 녹십자셀을 통해 꾸준히 일동제약 주식을 사들였다.
 
녹십자가 아로나민골드 등 일반의약품 분야의 영업력이 강한 일동제약을 인수하면 유한양행을 제치고 실질적인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녹십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녹십자와 일동제약은 서로만의 큰 장점을 갖고 있는 회사”라며 “적대적 M&A등은 추측일 뿐 시너지효과를 위한 경영참여 일 뿐”이라고 말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며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오는 2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M&A의 캐스팅보드를 쥐고 있는 피델리티가 일동제약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증권 제약담당 애널리스트는 “일동제약의 지주전환이 이뤄질 때 대주주인 피델리티 등이 얻게 될 이익은 매우 크기 때문에 녹십자가 일동제약을 인수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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