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액션만 볼만 하네

▲ [사진=네이버 영화]


‘다이하드’ 25주년 기념 영화?

1988년 영화 ‘다이하드’가 개봉한지 25년이 지났다. 브루스 윌리스가 맡은 ‘존 맥클레인’ 형사는 아직도 건재하다. 지난 6일 개봉한 ‘다이하드: 굿 데이 투 다이’는 지난 ‘다이하드’ 시리즈보다 더 강력한 액션을 선보인다. 10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입해 ‘할리우드 액션은 이 정도다’라고 과시하는 것 같아 보일 정도다. 영화 초반부터 과도한 액션장면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말 그대로 제작비를 쏟아 부은 것처럼 보인다.

▲ [사진=네이버 영화]

맥클레인 부자의 숨 막히는 액션

한물간 형사인 존 맥클레인은 그의 아들인 잭 맥클레인(재이 코트니)이 러시아 감옥에 수감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곧장 모스크바로 날아간다. 러시아 상황은 한 마디로 아비규환. 잭을 만나러 가던 중에 눈앞에서 대형 폭탄 테러가 발생한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극한 상황 속에서 잭과 재회한다. CIA 요원인 잭은 정치범인 코마로브(세바스티안 코치)에게 중요한 문서를 받고 러시아에서 탈출시키라는 작전을 수행해야 하지만 쉽지 않는 상황이다. 더구나 존이 앞길을 막아서는 바람에 아버지에게 총을 겨누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테러단을 피해 도주하던 도중 모스크바 도심 곳곳에서 무장 테러단의 공격이 이어지고 고집불통 아들로 인해 존은 이번에도 엄청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브루스 윌리스 특유 농담으로 관객 웃음 유발

전작에 비해 못 미치긴 하지만 영화 중간 중간에 존 맥클레인이 ‘나 휴가 중이야’라고 시니컬하게 말 할 때마다 관객의 웃음을 유발한다. 미국식 농담이 러시아에서는 통하지 않을 때도 깨알 웃음을 준다.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사고를 치는 것은 역시 영화이기에 가능해 보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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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초월 액션 스펙타클 선보여

인상 깊었던 장면은 모스크바 도심에서의 카체이싱 신이다. 존이 범죄자로 몰린 아들 잭을 돕기 위해 그를 쫓는 테러리스트들을 쫓는 장면이다.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장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려하다 못해 입이 딱 벌어진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 장면을 위해 세달 가까이 촬영했고 12개 도로에서 수백 대의 차량을 동원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사가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승용차와 트럭을 기부했다. 기부된 모든 차량은 파손됐다.
또 하나의 명장면은 영화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연회장 신이다. 이 장면에 8주라는 긴 시간과 45만달러(한화 약 4억8000만원)를 들여 탄생시켰다. MI-24(공격형 헬리콥터)를 동원해 연회장 안의 맥클레인 부자에게 총알세례를 퍼붓는다. 맥클레인 부자가 고층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때 시종일관 머리 위로 유리가 비처럼 쏟아지기까지 했다.

반전으로 스토리 겨우 이어가

이 영화는 ‘화려하고 스케일 큰 액션이 전부다’라고 생각할 즈음에 생각지 못한 반전이 등장해 스토리에 힘을 싣는다. 다소 무거운 핵과 테러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결론은 맥클레인 부자는 죽지 않는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하다.

영원한 불사조 존 맥클레인 형사, ‘박수칠 때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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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봐왔던 ‘다이하드’ 시리즈처럼 주인공인 존 맥클레인은 절대 죽지 않는다. 이번엔 말 그대로 ‘다이하드’다. 수없이 날아오는 총알을 피하고 그 어떤 상대가 와도 때려눕힌다. 더 황당무계한 것은 고층에서 떨어져도 살아남는다는 점이다.
한편으론 브루스 윌리스가 안타까워 보였다. 50대 후반에 강도 높은 액션 장면을 촬영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아마도 존 맥클레인 형사를 볼 수 있는 것이 이번 영화가 마지막이지 않을까. 이젠 그를 보내줘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표현이 그에게 필요한 듯하다. 장장 25년에 걸쳐 총 5편의 작품에서 같은 역할을 이어갔다는 점은 참 대단하지만 관객이 안타까워할 정도라면 굳이 했어야 했나 라는 생각마저 든다. 이 영화를 깊이 파고들려고 하면 재미가 없다. 그냥 화려하고 강렬한 액션을 가볍게 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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