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지난해 영업이익 15.9%↑역대 최대..기부금은 17.4%↓ 
영업적자 시현에도 오히려 97.9%나 늘린 남양유업과 ‘대조’ 

[위클리오늘=민경종 기자] 유가공업계 명가 매일유업이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리면서도 정작 사회 약자들을 위한 기부금 지출은 두 자릿수나 줄인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더욱이 업계 라이벌 남양유업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로 반전되는 아픔 속에서도 기부금 만큼은 전년대비 무려 97.9%나 증액한 것으로 밝혀져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로써 매일유업은 지난 2월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주관 ‘2020년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유가공부문 3년 연속 1위로 선정된 의미가 빛을 바랬다는 평가도 나온다.  

▲혁신능력 ▲주주가치 ▲직원가치 ▲고객가치 ▲사회가치 ▲이미지가치 등 6개 평가항목에서 경쟁기업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아 수상의 영예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적어도 ‘사회가치’(사회공헌을 잘하는 기업에게 부여) 부문 만큼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 영업익 ‘매일 895억 vs 남양 –1.5억’..기부금은 '14.1억 vs 12.2억'   

그러면 오랜 기간 업계 라이벌로 각축을 벌려왔던 양사의 지난해 경영성적은 어떠했을까?

각사 사업보고서에 의거해 국내외 종속기업들 실적을 배제한 별도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매일유업은 2018년 772.4억 대비 122.9억 원이 늘어 약 15.9%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 또한 1조3917억으로 전년도 1조3001억 대비 약 7%가량 성장해 외형과 손익 모두 창사 최대치를 갈아치우는 양호한 성적표를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내밀었다. 

반면 남양유업의 경우, 지난해 약 1.5억 원의 영업 손실을 시현, 전년도 64.5억 대비 66억 원 가량이 줄며 적자 전환됐다. 매출액 역시 전년대비 약 524억 원이 줄어 외형이 쪼그라들었다.

외형과 손익 측면 모두 양사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림으로써, 기업의 존재 목적 중 하나인 영리활동(영업실적) 측면에서는 남양유업이 매일유업에게 완패를 당한 셈이다. 

<본지>는 이 대목에서 독자들께 한 가지 양해를 구한다.

분유와 우유, 치즈·발효유, 컵커피에 이르기까지 거의 유사한 제품 카테고리와 유가공사업을 펼치고 있는 양사의 영업실적이 이처럼 확연히 엇갈린 사유에 대한 분석은 이번 기사 주제에 벗어난 까닭에 이를 생략하고 넘어가는 점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또 다른 존재이유인 사회공헌 측면에서 양사의 행보는 어떠했을까? 

■ 전년대비 기부금, 매일유업 3억 줄이고 남양유업 6억 늘려...‘대조’

상기 영업실적과는 정반대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수치상으로 파악해 볼 수도 있는 기부금 지출은 남양유업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임한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이고 있다. 

각사별 현재 처한 상황에서 어느 기업이 더 우리 사회 약자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밀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양사의 감사보고서(별도재무제표 기준)에 따르면 매일유업의 지난해 기부금은 약 14.1억 원으로 전년도 17.0억 대비 3억 원 가량 줄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회사가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위한 지출은 되레 줄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적이다.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좌) 및 매일유업(우) 로고...<사진=매일유업 제공>

더욱이 지난 2월 ‘2020년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의 유가공부문 3년 연속 1위로 선정된 회사의 행보라고 보기에는 사뭇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 한 소비자단체의 지적이다.

게다가 경쟁사 남양유업이 지난해 1.5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하는 아픔 속에서도 전년도 기부금 6.1억 보다 97.9%나 급증한 12.2억 원을 기부한 것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라는 것.   

물론 영업 적자까지 내몰린 남양유업이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었기에 지난해 기부금을 전년 대비 큰 폭 늘렸는지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난해 이곳저곳에서 후원 요청이 쇄도해, 우리도 어렵지만 고통 분담 차원에서 기부를 진행하다보니 늘어난 것 같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올해 역시 지난 2, 3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과 단체에 상당한 기부활동을 펼쳤다”며 “향후에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리면서도 기부금은 17.4%나 줄인 매일유업의 입장은 무엇일까?

매일유업 관계자는 “지난해 기부금이 전년 대비 줄어든 점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앞으로는 회사 상황에 따라 점차 기부금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론,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기부하는 행위 그 자체가 중요하지, 액수의 많고 적음으로 선행의 크기를 가늠할 순 없다.

다만 소비자에게 제품을 팔아 지난해 사상최대 이익을 일궈낸 회사로서 결코 바람직한 행태는 아니라는 것이 업계와 소비자단체의 공통된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특히 소비재 기업의 경우 다양한 사회공헌을 통해 기업이익을 나누며 교감과 소통하려 노력하는데, 엄청난 이익에도 불구하고 기부금을 줄인 것은 이해가 안된다”며 “행여 급증한 이익을 가지고 기부는 줄이면서 오너 일가나 임직원 주머니는 두둑이 챙겨줬다면 따가운 눈총과 비난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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