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후 자체 수습 시도로 대피 시간 지체

▲ 해경과 군당국이 헬기와 경비정, 특수요원 등을 동원해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인근 해역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인천=위클리오늘] 이현준기자=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 역시 안전불감증이 부른 인재(人災)였다.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 원인을 수사하고 있는 해경 수사본부는 세월호가 무리하게 방향을 바꾸면서 선체에 결박한 화물이 풀리면서 한쪽으로 쏠려 여객선이 중심을 잃게 된 게 이번 사고의 원인이라고 잠정 결론 낸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해경은 결박 화물이 이탈하고 그 여파로 배가 서서히 기운 뒤 사고 신고 직후에는 통제가 힘들 정도로 기울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사고 지점은 목포-제주, 인천-제주로 향하는 여객선과 선박이 서로 항로를 바꾸는 변침점이다.

변침(變針)은 여객선이나 항공기 운항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로 항로를 변경하는 것이다.

제주로 항해할 경우 병풍도를 끼고 왼쪽으로 뱃머리를 돌려 가는 곳이고, 사고 선박이 좌현으로 기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해경은 세월호가 이 변침점에서 완만하게 항로를 바꾸는 소침을 해야하는데 급격하게 뱃머리를 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많은 승객이 증언한 '쾅'하는 소리는 1·2층에 실린 화물 컨테이너와 승용차 등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선체를 충격한 정황으로 볼 수 있다.

세월호에는 당시 차량 180대와 컨테이너 화물 1157t이 실린 상태였다.

특히 해경은 세월호 승무원들이 수차례 안내방송을 통해 승객에게 제자리 대기를 강조한 것은 자체 수습을 시도한 정황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승객들이 충분히 대피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오히려 자체 수습만을 하려다 피해를 키웠던 것으로 보고 있다.

자체 수습을 하느라 시간을 지체 하는 사이에 선체가 급격히 기울어져 그 뒤에는 승객들이 선실 밖으로 빠져 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즉시 승객들을 갑판으로 나오게 해 선체 밖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세월호 선장 등 승무원들을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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