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을 검색해 보면 ‘논어’와 관련된 서적만 600여 종에 달한다. 그동안 논어에 관한 책이 매년 50권 이상 쏟아졌다. 요즘도 한 달 평균 5~6종씩은 출판된다. 그만큼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책도 드물 것이다. 궁금한 것은 고전 가운데 왜 유독 논어만 집중적으로 출판되는 것일까. 논어는 세상에 나온 이후로 가장 많은 주석서를 갖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또 하나의 논어 옮긴이가 있다. 한필훈. 그는 정작 제대로 된 ‘읽히는 논어’는 얼마나 되는가에 먼저 물음을 던진다. 또 우리나라 대부분의 호텔에는 여행객들이 긴장된 마음이나 들뜬 기분을 가라앉힐 수 있도록 방마다 성경이 한 권씩 놓여 있는데, 논어는 왜 없는가를 지적한다. 그 이유로 옮긴이는 한편으로 논어가 가지고 있는 힘을 모르기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잘 번역된 책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밥맛과 같은 논어=논어에서 말하는 진리는 우리 일상에 담겨진 것들이다. 진리라고 하면 우리는 일상생활과는 다른 무엇인가를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밥이 무슨 특별한 맛이 있던가?
밥은 별다른 맛이 없기 때문에 일생동안 먹으면서도 질리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논어가 지닌 맛은 밥맛과도 같다. 그래서 특이한 느낌은 없지만 읽을 때마다 잔잔하게 우리 가슴에 와 닿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논어가 가진 힘이다.

잘 번역된 논어=안티쿠스 클래식 시리즈 6번으로 출간된 이 책은 논어를 젊은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간결하면서도 현대적 의미를 잘 살려 표현했다는 데 특징이 있다.

옮긴이는 성균관대학교에서 동양 철학을 전공하고 30년간 출판 편집인으로 종사해 왔다. 그동안 우리말과 씨름해 온 현직 출판편집인인 옮긴이의 노고가 돋보이는 수작이다. 수많은 논어의 번역서 가운데 가장 뛰어난 번역으로 관계 전문가에게 호평을 받았음은 물론, 청소년들에게 추천할만한 도서로도 평가를 받고 있다. 한필훈 옮김 336쪽·1만 2000원·안티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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