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명량'의 한 장면. <사진=뉴시스>

[광양=위클리오늘]박재일 기자= 국내 개봉영화 사상 최다 관객 동원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영화 ‘명량’의 주 무대인 광양만 일원이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전남 광양시는 임진왜란 7년 전쟁의 마지막 해전이 펼쳐진 광양만 일원을 관광자원화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광양만은 동북방으로 섬진강 하구를 끼고 정동쪽으로는 영남 해역의 남해 노량바다를 포함한 해상의 요충지로 광양현과 광양선소는 임진왜란 초부터 전라좌수영 관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임진왜란 발발 직후 경상우수사 원균으로부터 구원 요청이 거듭되자 이순신 장군은 물길에 밝은 광양현감 어영담의 도움으로 임진왜란 첫 번째 해상전투였던 옥포해전에서 대승을 거뒀다.

이때 중부장 어영담이 이끄는 수군은 다른 수군들이 1, 2척의 적선을 격파하는 동안 4척의 적선을 격침하는 전공을 세웠고, 광양선소에서는 4척의 전선을 만들어 수군 전력에 힘을 보탰다.

1593년 10월 어영담이 광양현감직에서 물러난 직후 이순신 장군은 선조에게 장계(狀啓, 신하가 관하의 일을 왕에게 보고하는 문서)를 올려 어영담의 능력과 전공을 높이 평가하고, 전란이 끝날 때까지 조방장으로 자신과 함께 해상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로 그를 신임했다.

1597년 또다시 정유재란을 일으킨 왜군은 칠천량해전에서 원균이 이끄는 조선수군을 완파한 뒤 호남 전역을 점령하고 살육과 방화를 일삼았다.

그러던 중 명량해전에서 이순신에게 뜻밖의 대패를 당하게 됐고, 이듬해 3월부터는 전라좌수영 관내의 동부해안 지역에 대한 집중공세를 가했다.

같은해 8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하면서 전의를 상실한 소서행장 등 왜군은 철병을 결정했고, 9월20일부터 11월19일까지 적의 퇴로를 막은 조·명 연합군과 도주하려는 왜군 사이의 마지막 해전이 광양만에서 치열하게 벌어졌다.

조·명연합 수군은 명의 도독 진린의 본함대를 중심으로 좌선봉에 등자룡(鄧子龍)을, 우선봉에 이순신 장군의 함대를 편성해 퇴각하는 일본군을 추격하며 혈전을 벌였고, 두달간 계속된 광양만 해역의 최후 전투 노량해전에서 이순신 장군과 등자룡 장군이 함께 전사했다.

광양만의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지난 7월 방한한 시진핑 국가 주석이 서울대 강연을 통해 정유재란 때 활약한 진린과 등자룡 장군을 언급함에 따라 다시금 주목받게 됐다.

광양시는 한·중 두 나라에서 민족적 영웅으로 추앙받는 등자룡 장군과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전투지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스토리텔링과 유적지를 발굴해 광양만을 한·중·일 동아시아의 국제적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갈 수 있는 미래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선조들의 호국정신을 알리고 동시에 이순신대교의 홍보와 광양항으로 입항하는 중국·일본 관광객들에게 역사적 탐방지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철저하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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