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전리나 기자] 영국 경찰은 지난 주말 런던 부근에 있는 대저택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러시아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67)가 목매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부검 소견을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영국 경찰은 1차 부검 소견에서 폭력이 사용된 정황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의 원조인 베레조프스키는 1990년대 정·재계의 실력자로 명성을 날렸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에 맞서다 2001년 영국으로 망명했다. 베레조프스키는 영국 망명 이후 크렘린으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베레조프스키의 시신은 지난 23일 영국 런던 인근 대저택 욕실에서 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이 직원은 문이 잠겨 있던 욕실 문을 강제로 연 뒤 사태를 파악하고 급하게 응급차를 불렀다. 경찰은 이 직원이 베레조프스키의 시신이 발견됐을 때 집에 있었던 유일한 목격자였다고 전했다. 베레조프스키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암살을 모면했으며 1994년에는 차량 폭탄으로 자신의 운전사가 사망하기도 했다.

수학자 출신의 베레조프스키는 1990년대 소련 해체 후 국유자산 민영화 과정에서 미디어, 석유, 항공 사업에 진출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등 러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베레조프스키는 최근 몇 년 사이 법정 소송 등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특히 베레조프스키는 사업 파트너이자 친구였던 다른 러시아 재벌인 첼시의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하면서 부채 청산조차 힘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재정난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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