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VS 김비오 VS 민병렬 3파전 치열

▲ 후보 등록후 공정선거를 다짐하는 민병렬, 김무성, 김비오 후보.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나권일기자] 부산 영도구 재선거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내리 5선에 성공한 전통적인 새누리당 텃밭이다. 이번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전 의원과 김비오 민주통합당 영도 지역위원장, 여기에 지난 4.11총선 당시 야권단일후보로 출마해 37%대 득표율을 올린 민병렬 통합진보당 최고위원간 3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 2일 밤 새누리당 김무성 후보의 선거캠프가 꾸려진 부산 영도구 봉래동 금룡빌딩 3층에 김 후보의 지지자들이 모여들었다. 김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선거 공보물 시안 3가지를 놓고 어떤 것이 좋은지 토의하기 위해 자리를 함께 한 것. 몇 번의 논의 끝에 ‘확실한 영도발전 김무성. 정치인생 다 바치겠습니다’라는 글귀에 빨간 점퍼의 김 후보가 웃고 있는 포스터가 채택됐다. 선거운동에 쓰일 로고송도 귀에 익은 트로트를 개사한 밝고 경쾌한 곡으로 선정했다. 김 후보의 사무실에는 새누리당 중앙당의 전현직 의원들이 보낸 축하 화분, 부산과 영도지구의 유력 기관장들이 보낸 화환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4일에는 안상수 전 당 대표를 비롯해 작년 대선 선대위 때 함께 일한 안형환·정옥임·이종혁 전 의원이 방문했고, 새누리당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 중인 이주영·최경환 의원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정치거물이라는 얘기다.
 
김무성 “중앙 정치인 오지 마라”
김무성 후보는 선거후보 등록을 마친 4일 “새누리당의 중앙당이나 중앙정치권 인사들은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1일부터 영도다리를 건너오시지 마실 것을 정중히 요청 드린다”며 ‘나 홀로 선거’를 치를 것임을 밝혔다. 그는 “선거기간 동안 지역본부장과 수행비서만 데리고 주로 어려운 산동네 골목을 다니면서 서민의 애환을 듣고 그 지역 민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를 옮긴 데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저는 제2의 인생을 영도에서 시작하겠다. 낙후된 영도발전을 위해서 부산과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서 남은 인생을 다 바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무성 후보는 또 “이번 선거는 대통령 선거의 연장전이 아니다. 중앙 정치권의 정쟁의 장을 영도로 옮겨놓는 선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문재인 전 대선후보가 지원에 나서기로 한 민주당을 비판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언론에 의해 김무성 VS 문재인 대결이 강조될수록 김 후보의 정치적 주가가 대선 주자급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 후보측은 ‘낙후된 영도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큰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인물론을 강조하고 있다.
 
김비오 “지역일꾼 토박이 뽑아달라”
민주당 김비오 후보는 김무성 후보의 ‘인물론’에 맞서 오랜 세월 영도에서 터를 잡고 살아온 ‘지역 일꾼론’과 ‘영도 토박이론’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 이후 세 번째로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김비오 후보는 ‘외부인사 영도구민 심판론’을 내걸어 김무성 후보의 ‘영도 무혈입성’을 심판하겠다는 전략이다. 김비오 후보측 선거운동원은 “김무성 후보는 당선되면 새누리당 대표를 하거나 국회의장을 하면서 여의도에 있을 사람이다. 영도 발전을 위해 일할 사람이 절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김비오 후보는 영도다리 입구 오른쪽에 새로 지어진 ‘브리지타워’ 18층에 선거캠프를 차리고 큼지막한 홍보플래카드를 내걸어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도 김 후보를 돕기 위해 영도와 인연이 깊은 문재인 의원의 선거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문재인 의원도 적극적인 선거지원 의사를 내비친 데다 현재 문재인 의원의 모친이 영도에 살고 있는 점도 득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략이다. 민주당 의원 127명 전원이 2개조로 나뉘어 영도를 방문한다는 선거계획도 준비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김비오 후보측은 문재인 의원의 지원이 달갑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김비오 후보측 한 관계자는 “문재인 의원이 지원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대선 패배의 후유증이 아직 아물지 않아 오히려 역효과가 날수도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한번 씩은 모두 내려와서 돕는다는데, 영도는 재래시장도 몇 개 안되고 선거운동할 수 있는 지역도 좁아 걱정이다”고 털어놨다.
 
민병렬 “지난 총선 37.8% 어게인 전략”
통합진보당 민병렬 후보는 지난 총선 때 야권후보 단일화로 얻는 37.8% 득표율을 무기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민 후보측 선거운동원은 “김무성 의원이 인물론을 내세우지만 국회의장까지 지낸 김형오 의원도 영도지역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 인물론은 허상에 불과하고 김무성 후보는 대선 논공행상에 따른 공천에 불과하다”고 김무성 후보를 비판했다. 민 후보측은 “지난 총선서 위력을 발휘한 야권연대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부정 사태 이후 무너졌다”며 선거 막판에 민주당에 양보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이처럼 치열한 3자구도로 전개되고 있는 부산 영도 재선거는 김무성 후보가 앞서나가고 김비오민병렬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부산 영도는 18대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58%, 문재인 후보가 40%를 얻었고, 2012년 4월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이재균 후보가 민병렬 후보에 6%포인트 차이로 신승해 새누리당이 유리하다. 야권은 지난 총선 때처럼 40%를 차지하는 야당표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재선거의 특성상 투표율이 낮고 조직표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서 김무성 후보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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