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숙 논설위원 

[위클리오늘=조성숙 논설위원] 예로부터 뱃속이 편해야 모든 일이 순조롭다고 했다.

장은 그저 음식만 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력 조절과 영양소 흡수를 도와주는 아주 중요한 기관이다.

그러므로 뱃속을 너무 차게 해서도 안 되고, 상한 음식과 매운 음식으로 자극을 주어서도 안 되고, 스트레스로 예민한 환경을 만들어도 안 된다. 

장염이란 잘 알려진 대로 장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세균성 원인(비브리오, 살모넬라, 콜레라, 이질 등)과 비세균성 원인(식중독, 폭식, 폭음, 자극적인 음식, 약물 알레르기 등) 등 다양한 원인으로 자극을 받아 복부 불쾌감, 복통, 가스, 설사, 변비 등을 유발하는 질환을 말한다.

또한 평소 신경이 예민하거나 긴장, 불안, 스트레스, 유전적,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인한 과민성(스트레스성) 장염도 장에 염증을 일으켜 대장의 수분 흡수를 방해해 설사, 복통, 체온상승 등 배뇨장애를 수반하게 된다.

장염은 우리를 괴롭혀 구토와 열이 나고 오한, 혈변, 심하면 무기력증, 탈수,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빈혈 증상까지도 나타난다.

일반적으로는 어떻게 치료하나요?

장염 초기에는 하루 정도 굶거나 지사제로도 치유가 되기 때문에, 설사가 멈출 때까지 배를 따뜻하게 하며, 무조건 금식한다.

하지만 24시간 이상 물 설사를 하게 된다면 탈수가 심해지기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여 조기 치료(수액을 맞는 것이)를 하는 것이 좋다.

음식으로 어떻게 장을 다스리나요?

장염의 원인을 제거하고 설사 등으로 인해 부족해진 수분과 영양분(전해질과 에너지원)을 보충하며 체내 균형을 유지해 몸을 회복하는 것이 기본적인 치료 방법이다.

장염에는 정확한 치료가 없으며 우선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 중요하다.

기능이 손상된 장에 무리하게 음식을 주면 소화력과 흡수가 떨어져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심할 경우는 수액을 맞아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할 수 있다.

장염에 걸렸다고 아무 것도 안 먹을 수 없다.

특히 아무 것도 먹지 않으면 운동선수들은 훈련을 소화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중요한 시합을 앞 둔 선수들의 경우는 신체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세심한 음식관리가 선수들의 신체적 컨디션 뿐 아니라 사기를 올려주는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보리차와 이온음료를 마시다가 서서히 미음, 죽, 각종 주스와 요거트로 늘려주고, 회복이 시작될 3-6일차에는 몸에 기운을 돋우어 줄 수 있는 추어탕·연포탕·어죽 등을 권장한다.

다만 밀가루, 인스턴트 음식, 기름진 음식, 카페인, 알코올, 흡연 등을 삼가고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 족욕이나 목욕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식이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평소 꾸준히 섭취하면 장염 발생 시 복통을 줄이고 변비나 가스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운동선수들과 일을 하다보면 중요한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장염에 결려 심한 설사를 하는 경우, 또 주요한 시합을 앞두고 단체로 장염에 거리는 경우, 평상시에 묽은 변을 자주 보는 선수 등 다양한 경우를 만난다.

음식이 원인이라면 다른 종목 선수들이나 다른 선수 중에도 환자가 발생하여야 하는데 오직 그 팀만 아니면 오직 그 선수만 자주 걸리는 경우는 음식이나 물 등 원인이라고 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시합을 앞두고 겪는 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과민성 장염에 걸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역시 어느 프로구단의 자문을 맡아 일을 보던 중에 챔피언 결정전을 앞둔 선수가 장염에 결려 심한 설사를 한다고 했다.

팀의 전략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었고 죽을 끓여 줄 것을 의뢰받았다.

이때 선수가 시합 시 컨디션을 잃지 않고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빨리 회복 시키느냐가 중요한 문제이다.

설사를 하면 수분과 전해질 손실로 우리 몸의 균형이 깨어지므로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는 부족한 영양 물질이 무엇인가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이미 언급한 대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을 위하여 보리차와 이온음료, 매실차를 마시는 것이 우선이고 다음은 식사를 못하기 때문에 손실된 근육의 글리코겐 저장을 회복시켜 주기 위하여 당질과 약간의 단백질 급원이 되는 음식을 먹는다.

미음, 불낙죽, 전복죽 그리고 요거트와 과일 혼합인 스무디 등을 조금씩 자주 양을 늘려가면서 먹도록 도와준다.

회복이 시작될 3-6일차에는 몸에 기운을 돋우어 줄 수 있는 추어탕·연포탕·어죽 등을 권장한다.

선수들은 이런 음식이 정말 몸에 좋은 것이냐고 묻는다.

이렇게 선수와 만나는 접점이 스포츠 영양 전문가에게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정성을 다하여 음식을 준비한 음식과 음식의 중요성을 진심으로 전하는 이 시점에서 일의 성공은 결정되어진다고 믿는다.

음식이 회복에 왜 좋은지를 설명하고 따뜻한 음식을 먹고 몸을 따뜻하게 하도록 당부하면서 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한다.

이런 진심이 통했는지 다음 날 몸이 훨씬 가벼워졌다면서 다시 그 음식을 달라고 요청한다.

이제 됐다는 안도의 마음으로 나의 그들의 경기를 지켜볼 마음으로 설렌다.

♣ 장염을 위한 권장하는 음식선택 및 만드는 법

1. 매실차
채소와 과일에 들어있는 펙틴과 식이섬유는 변비를 없애고, 항균작용을 돕는다.

더욱이 매실에는 피그린산의 함량이 높아 소화불량과 복통, 배탈을 가라앉혀 준다.

하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매실주스는 농축된 당분(설탕)이 더욱 설사를 유발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여야 한다.

잘 익은 청매실을 씻어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병에 매실 한 층, 설탕 한 층을 번갈아 담아서 밀봉했다가 즙이 나오면 물을 뜨겁게 끓여 타서 먹는다.

2. 죽, 미음
자극적이지 않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굶은 후 당질을 보충하면서 다른 회복에 필요한 영양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권한다.

채소, 육류, 해조류, 곡류 등 다양한 재료를 곁들일 수 있다. 여러 영양소가 어우러진 죽을 먹으면 단품으로도 균형 잡힌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

'불낙죽'도 고단백 영양죽이다.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기력 보충에 뛰어난 소불고기와 두뇌 발달에 좋은 DHA·비타민·무기질을 다량 함유한 낙지가 주 재료다.

낙지는 몸에 혈액을 보충하는 효능이 있다.

전복죽 역시 영양죽으로 좋다. 주 재료인 전복에는 뇌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원인 포도당과 각종 비타민·미네랄·무기질 등 5대 영양소가 풍부히 들어 있다.

전복은 대표적인 보양 재료로 신진대사를 활발히 해 준다. 선수들의 기호도가 높은 전복죽도 좋지만 버섯과 야채를 다져 넣어 만든 야채 버섯죽 등도 권장하는 음식이다.

과일(바나나, 사과, 키위 등을 많이 이용)에다 생활 속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 무기질, 칼슘 등의 들어있는 요거트를 넣어 블렌딩한 ‘영양 밸런스 푸드’인 스무디도 권장한다.

3. 추어탕, 어죽, 연포탕

미꾸라지는 보양식 또는 강장식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고, 단백질 중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이 풍부하다. 또 타우린이 들어 있어 간장을 보호하고 혈압을 내리며 시력을 보호하는 작용도 있다.

미꾸라지에 들어 있는 지방은 불포화 지방산인 DHA와 EPA 등의 비율이 높아서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된다.

또 뼈째 먹는 경우가 많아서 골격과 치아를 구성하는 성분인 칼슘의 공급원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비타민 중에는 비타민 A의 함량이 많은데 항암 작용도 있고, 피부와 점막을 튼튼하게 하여 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인다.

어죽은 원기회복의 음식으로 영양가가 높고 반유동식이므로 회복시 좋고 입맛을 돋우고 단백질과 지방 무기질 등의 영양을 보충해 준다.

어죽은 쌀을 깨끗이 씻어 불린 다음 건져 놓은 후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생선(도미, 붕어, 옥돔 등)을 끓인다.

푹 끓으면 국물은 체에 밭쳐 깨끗하게 거른다. 머리, 뼈, 가시 등은 골라내고 살은 잘 으깨어 놓는다. 국물에 으깬 생선살과 쌀을 넣고 너무 되지 않도록 물의 양을 조절하여 약한 불에서 은근하게 끓인다.

어느 정도 끓으면 소금, 후추, 다진 마늘을 넣고 뭉근한 불에서 눌어붙지 않도록 잘 저어가며 푹 끓인다.

낙지에는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B1과 B2, 니아신, 인, 철분 등 각종 무기질 성분이 풍부하다.

특히 낙지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들 중엔 이미 효능이 검증된 타우린 외에도 메티오닌, 시스테인 등 황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아미노산이 많다.

함황 아미노산은 피로 해소와 원기 회복에 유익하고, 간의 해독작용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낙지를 소금물에 담가 훑어 내리면서 찬물에 깨끗이 씻는다.(소금을 이용하지 않고 밀가루를 이용해서 낙지를 씻어주기도 한다.)

냄비에 물을 붓고 낙지와 미나리, 대파, 다진 고추, 다진 마늘을 넣고 국물의 색이 빨갛게 될 때까지 끓인다.

소금으로 간을 하고 참기름과 깨를 넣는다. (끓을 때 거품을 제거해주면 좀 더 깔끔한 국물 맛을 낼 수 있다.) 

조성숙 논설위원 : KOC 태릉선수촌 스포츠 영양사/스포츠 영양학 박사, 스포츠영양 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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