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주인은 '주주'인가 '정부'인가?...권력 눈 맞추기 도넘어

▲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노벨리에서 열린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해 초저도 카메라 전시를 황창규 KT 회장의 설명을 들으며 참관하고 있다. 

[위클리오늘=진용준·최진우·김웅걸 기자] 최근 KT 황창규 회장이 기업의 연중 가장 중요 행사인 '정기주주총회'의 시간을 급거 변경해 논란을 일으킨 사건의 실체가 '위클리오늘' 특별취재팀'에 의해 드러났다.

지난 30일 KT가 출범시킨 '경기도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사의 참석일정을 맞추기 위해 '정기주주총회' 시간을 바꾼 것

이날 출범한 '경기도창조경제혁신센터(판교)' 출범식은 당초 27일 오전 11시로 예정돼 이보다 한 시간 앞서 계획된 '정기주주총회(양재)' 시간과 너무 가까워 문제가 된 것.

이로 인해 KT는 주주총회시간을 당초 27일 오전 10시에서 한 시간 앞당긴 오전 9시로 급거 변경하고 지난 12일 재 공시했다.

31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행사와 관련한 핵심 관계자는 "(황창규)회장님이 창조경제 출범식에 참석해야 하고 주총도 참석해야 하니깐 한 시간을 앞당긴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사실은)관련된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내용은 KT와 경기도, 경기창조 경제혁신센터 등 복수의 관계자들에 의해서도 재차 확인됐다.

이는 KT가 당일 예정된 주총 예정시간인 오전 10시를 고수할 경우 KT 황창규 회장이 출범식 현장 이동에 물리적인 문제가 발생해 주요 VIP에 대한 의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와 관련해 '주주'에게는 관련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업의 주인인 '주주'들은 외면한 채 권력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KT의 과거 관행이 또 다시 드러난 것이다.

또한 KT는 당일 시간변경과 관련해 일부 주주에게는 참석 안내 유인물에 변경 전 시간(오전 10시)을 그대로 표기해 스스로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일부 언론에서는 KT가 올해 주주총회에서 발표할 무배당 결정에 성난 주주들의 참여를 방해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후로도 행사의 일정은 VIP일정 변경과 더불어 또 다시 변경됐다.

27일 오전 11시로 변경된 ‘경기도창조경제혁신센터’의 출범식 일정도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중국 출장(28일 귀국)으로 또다시 변경돼 30일 오전 11로 재조정됐다. 경기도 지역의 출범식이기 때문에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참석이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

하지만 이 또한 30일 오후 2시로 일정이 변경됐다. 급작스럽게 서거한 싱가포르 리콴유 전 총리의 장례식에 박근혜 대통령 참석이 결정됐고 결국 30일 오후 2시에 출범식을 거행하게 됐다.

결국 KT는 '경기도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하는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인사의 참석일정을 맞추기 위해 기업의 주인인 ‘주주’는 철저히 무시하는 행태를 반복해 논란을 자초했다.

KT가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직까지도 권력에 눈맞추려하고 기업의 주인인 ‘주주’는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으로 주총 당일 애꿎은 주주들만 곤란을 겪은 셈이됐다.

이와 관련해 KT 홍보실 성원제 상무는 "이사회 등 여러가지 일정 때문에 바뀐 것으로 알고 있지, 창조경제혁신센터 행사와는 무관하다"며 주총일정 변경은 창조경제혁신센터 행사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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