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기업 평균 근속연수 9.36년에 불과

 
[위클리오늘=최학진 기자]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한 ‘정년 60세 의무화’가 근속연수 10년에도 못 미치는 대다수 일반기업 직원들에게는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24일 재벌·기업최고경영자(CEO) 경영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9개 공기업의 근속연수는 평균 15.0년, 10대 대기업 그룹 93개 상장사는 9.36년이었다. 이들의 전체 평균은 12.18년에 불과했다.

30세에 이들 대기업에 입사한 직원들은 40세가 되기 전에 대부분 퇴직한다는 얘기다. 40세를 넘긴다 해도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자리를 지키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정년 60세’는 그저 ‘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대기업보다 고용이 불안한 중소기업 직원에게 60세 정년은 ‘먼 남의 나라 얘기’일 수밖에 없다. 정년 연장의 혜택을 볼 수 없는 것이다.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3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이른바 ‘정년 60세 연장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분석 결과 기업별 평균 근속연수는 현대중공업이 13.1년으로 가장 길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11.7년으로 바로 뒤를 이었다. 한진그룹과 포스코도 각각 11.4년, 11.2년으로 상위그룹에 속했다. 롯데그룹은 8.2년, LG·GS그룹은 각각 7.7년으로 평균보다 낮았다.

9개 공기업 가운데는 한국전력공사가 18.4년으로 가장 길었다. 

재계 관계자는 “60세 정년안이 확정되면 공기업 근로자들의 ‘철밥통’은 더욱 공고해지고, 노조 영향력이 강한 일부 대기업 근로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며 “대부분의 일반기업 근로자들에게는 유명무실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11년의 국가별 근로자 근속연수에서 한국은 6.1년으로 OECD 회원국 중 하위권이었다. 포르투갈이 12.9년으로 가장 길었다. 프랑스, 독일이 각각 12년과 11.5년으로 뒤를 이었다.

<도표=지난해 말 기준 10대 대기업 평균 근속연수. 출처=CEO스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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