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전 총리, 자국 광산 관련 거래에서 수억달러 리베이트
한국인 6명 연루…삼성출신 정모씨, 해당 사건 중추적 역할 수행
여러 해외 법원, 바트볼드 전 총리와 공범자들의 해외자산 동결

지난해 11월 18일 잉글랜드-웨일스 대법원 상사 법원은 수흐바타르 바트볼드 전 몽골 총리의 자산 1523만5500유로를 동결했다고 발표하며, 영국에서 1만 유로 이상의 자산을 신고하라고 요구했다.이에 몽골 재산 정책 규제 당국과 두 광산을 소유한 몽골의 국영기업 ‘Erdenet SOE’, ‘Erdenes Oyu Tolgoi Tolg'가 소송을 제기해 해당 건은 뉴욕 주 대법원으로 이관됐다.
지난해 11월 18일 잉글랜드-웨일스 대법원 상사 법원은 수흐바타르 바트볼드 전 몽골 총리의 자산 1523만5500유로를 동결했다고 발표하며, 영국에서 1만 유로 이상의 자산을 신고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몽골 재산 정책 규제 당국과 두 광산을 소유한 몽골의 국영기업 ‘Erdenet SOE’, ‘Erdenes Oyu Tolgoi Tolg'가 소송을 제기해 해당 건은 뉴욕 주 대법원으로 이관됐다.

[위클리오늘=강동우 기자] 몽골의 국영광산인 에르데넷(Erdenet)과 오유 톨 고이(Oyu Tolgoi) 광산을 이용한 부패 정치인의 불법 리베이트와 자금 은닉에 한국인들이 연루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있다.

해당 사건은 몽골 정치인이 자국의 광산 관련 거래에서 수억 달러의 리베이트를 챙겨 은닉한 사건으로, 특히 한국인 정씨 부부가 자금세탁  등 일련의 과정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해 11월 18일 잉글랜드-웨일스 대법원 상사 법원은 수흐바타르 바트볼드(Sukhbaatar Batbold) 전 몽골 총리의 자산 1523만5500유로를 동결했다고 발표하며, 영국에서 1만 유로 이상의 자산을 신고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영·웨일즈 상사 법원은 바트볼드 전 총리와 한국인 정모씨  부부가 몽골의 국영광산 에르데넷 광산과 오유 톨 고이 광산과 관련된 불법 거래를 통해 수억 달러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챙겨 은닉했다고 밝혔다.

또한 영·웨일즈 상사 법원은 해당 사건에 대해 ‘본질적으로 부패 사건’이라고 강조했으며, 특히 삼성 전 직원인 한국인 정모씨과 그의 아내 김모씨를 ‘해당 사건 내 바트볼드 전 총리의 대표자들’이라고 명시했다.

수흐바타르 바트볼드 전 몽골 총리 [사진=아시아소사이어티]
수흐바타르 바트볼드 전 몽골 총리 [사진=아시아소사이어티]

해당 사건에 연루된 수흐바타르 바트볼드(Sukhbaatar Batbold) 전 총리는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몽골에서 총리를 수행한 인물로, 인민당(MPP) 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몽골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며 몽골 일부에선 중국과 연계된 부패 관리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이다.

이번 사건이 알려진 것은 바트볼드 전 총리가 한국인인 정모씨 부부와, 강모씨, 한모씨 등 총 6명과 함께 중국, 스위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회사를 만들고, 몽골 최대 구리광산인 ‘에르데넷’ 광산과 불공정 거래를 체결하면서부터다.

최초 불공정 계약 하에 바트볼드 전 총리와 정모씨는 4개의 외국회사를 설립했으며, 이를 통해 에르데넷 광산과 불법적인 활동을 통해 얻은 돈을 역외 계좌에 예치해 은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다음 그는 몽골의 또 다른 구리광산 오유 톨 고이 광산에서 51% 가량의 지분을 가진 리오 틴토(Rio Tinto)사로부터 뇌물을 받아, 여러 회사의 역외 계정으로 돈을 바꾸고 전 세계 부동산을 구입하는 등 거대한 자금 세탁 회사 네트워크를 형성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몽골 재산 정책 규제 당국과 두 광산을 소유한 몽골의 국영기업 ‘Erdenet SOE’, ‘Erdenes Oyu Tolgoi LLC’는 소송을 제기했고, 해당 건은 뉴욕 주 대법원으로 이관됐다.

이에 영·웨일스 대법원 상사 법원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법원(Mongolia, England and Wales, Hong Kong and the United States of America)은 바트볼드 전 총리와 그의 공범자들이 보유한 막대한 해외 자산을 동결시킨 상태다.

◆바트볼드의 공범자, 한국인 부부는 누구?

해당 사건에서 바트볼드 전 총리의 대표인으로 알려진 삼성 전 직원 정모씨는 지난 1987년 삼성에서 처음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몽골 광산 리베이트 사건의 핵심 관계자 정모씨(왼쪽)와 김모씨 부부 
몽골 광산 리베이트 사건의 핵심 관계자 정모씨(왼쪽)와 김모씨 부부 

그는 삼성이 에르데넷 광산과 몽골에서 만든 합작 회사 ‘에르드삼(Erdsam)’에서 근무하며 몽골 당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 2007년에는 개인 회사를 설립하고 바트볼드 전 총리의 대리인으로 일했다.

또한 그는 현재 8개국 60개 기업의 CEO이자 주주이며, 해당 회사 중 상당수는 몽골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바트볼드 전 총리의 아이들이 보스턴에 사는 아파트를 소유한 회사의 이사였고, 바트볼드 전 총리를 대신해 뉴욕·런던·홍콩에서 3100만 달러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의 부인인 김모씨 역시 8개국에 25개 회사를 지니고 있으며, 바트볼드 전 총리와 아주 밀접한 인물로 알려졌다.

또한 그녀 역시 보스턴과 홍콩, 태국에 1400만 달러 상당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몽골 언론들은 “몽골의 국가적 부패 네트워크에 한국인이 연루되면서 한국의 이미지 실추와 함께 국가를 망신시켰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또 재몽골 동포들은 “한국의 국세청도 이 사건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 총리의 비리에서 시작된 파장, 몽골 뒤덮다

한편, 지난 22일(현지시간) 할트마 바툴가(Khaltmaa Battulga) 몽골 대통령은 인민당(MPP)을 해체하라는 비상명령을 내렸다.

해당 조치는 몽골 인민당의 장악 의혹에 휩싸인 헌법재판소가 현 대통령의 제 2기 대통령 선거출마 자격을 박탈하면서 시작됐다.

이는 바트볼드 전 총리의 이번 사건이 기폭제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바트볼드 전 총리는 앞서 언급한대로 MPP의 의장을 역임한데다 현재까지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한때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특히 MPP의 권력을 장악하려는 일련의 행보가 이번 비리 사건에 대한 기소로부터 바트볼드 전 총리를 보호하려는 의도의 일환으로 보인다는 것이 이번 조치에 대한 설명이다.

이날 바툴가 몽골 대통령은 “헌법 상 군사화 된 형태를 취하는 정당은 해체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며 “MPP는 정당과 병행하는 군사 구조를 만들어 국가의 민주적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