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원자재가격 부담 줄어…되레 영업이익 급상승

 

[위클리오늘=안정만 기자] 올들어 원재료값 인상을 이유로 잇따라 식품가격 인상을 시도한 식품업체들의 주장은 설득력 없는 ‘꼼수’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CJ제일제당, 대상, 오리온 등 국내 가공 식품업체들이 지난해 매출에서 차지하는 원재료값 비중이 전년보다 크게 줄어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영업이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일 경영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19개 가공 식품업체들의 지난해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원재료값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46.9%에서 지난해는 45.2%로 1.7%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값 비중이 높아진 곳은 7개 업체에 불과했다.
이들 업체의 지난해 매출 총액은 35조4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급증했다. 반면 원재료 비용은 15조6600억원으로 16.3% 증가에 그쳤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원재료비 비중이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2011년 1조8300억원에 머물렀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4.6% 증가한 2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499개 국내 상장사의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 마이너스 성장과 대비된다.
식품업계는 이같은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연초부터 밀가루·콩·우유·커피 등의 국제 원자재 가격이 인상됐다는 이유를 들어 제품가격을 경쟁적으로 올렸다.
특히 오리온은 과자류 가격을 무려 20-30% 올렸고, CJ제일제당·대한제분·동아원 등은 밀가루가격을 7~9% 인상했다. 대상은 장류·조미료를 6~8.9% 인상했고 국순당은 백세주를 6~7% 올렸다.
가공식품업체 매출 1위 CJ제일제당의 경우 총매출에서 원재료값 비중이 2011년 60.8%에서 지난해는 55.2%로 낮아졌다. 이로 인해 CJ제일제당은 33.8%의 엄청난 영업이익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지난 1월 국제 원자재값 인상을 이유로 밀가류값과 장류가격을 각각 8.8%, 7.1% 인상했다.
매출랭킹 2위 대상 역시 52%였던 매출액 대비 원재료가격 비율이 50.9%로 떨어져 21.6%의 영업이익증가율을 나타냈다. 업계 3위 오리온은 원재료가격 비율이 11.6%에서 18%로 증가했지만 원재료비가 20%를 밑돌아 22.6%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매출 대비 원자재가격 비중이 가장 급락한 업체는 대한제분으로, 마이너스 10.6%포인트에 달했다. 이같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영업이익은 437%나 폭증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원재료가격 비중이 27.2%에서 21%로 크게 떨어지면서 33.7%의 높은 영업이익증가율을 보였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20대 식품 가공업체 중 지난해 매출 대비 원재료 가격 비중이 2011년보다 높아진 업체는 오리온, 롯데칠성음료, 남양유업, 매일유업, 삼립식품 등 7개 업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