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구조조정 위해 경영권·지분 처분권한 위임

 STX다롄 생산기지.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임병선 기자] 약 2조원을 투자해 중국에 지은 종합 조선해양기지가 결국 우리 기업의 손을 떠나 중국으로 넘어갔다. STX그룹은 구조조정을 위해 해외 계열사인 STX다롄의 경영권과 대주주로서의 지분 처분권한을 중국 정부에 위임했다고 2일 머니투데이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측은 유상증자와 감자 등 매각과 경영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최대 2000억원의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중국 현지기업과 금융기관 등이 STX다롄을 맡아 책임지고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STX는 STX다롄에 대한 주주 권한을 포기하는 대신 국내 계열사들이 STX다롄에 선 지급보증 1조2000억원에 대한 상환부담을 덜게 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그룹은 최근 중국 다롄시(大連市 )정부에 STX다롄의 매각과 정상화에 관한 권한을 위임했다.
STX다롄의 정상화를 책임질 테니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조정 등 구조조정을 주관할 권한을 달라는 다롄시의 요구를 STX 측이 수용한 것이다. 다롄시로서는 3만명에 달하는 현지 고용창출 효과 등을 감안할 때 STX다롄을 살려야 한다.
다롄시는 STX다롄의 매각이 완료될 때까지 필요한 긴급자금을 책임지고 조달키로 했다. 다롄시의 주선으로 현지 금융기관 등이 조만간 최대 2000억원의 운영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다롄시는 현지 금융기관과 기업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와 지분매각을 주선하고 있다. 유상증자 후 지분구성 등에 대해선 STX 측이 의견을 전달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중국 투자자 측과 STX의 의견이 충돌할 때는 조정 권한을 다롄시가 행사키로 했다. 사실상 다롄시에 STX다롄의 처분을 넘겼다.
STX그룹 구조조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유증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기존 STX 주식을 감자하면 사실상 STX는 STX다롄에 대한 투자금의 대다수를 날리는 셈”이라며 “그러나 국내 계열사들로 보증채무 상환부담이 전이되는 걸 차단하기 위해서는 방법이 없었다”고 밝혔다.
STX 측은 이에 대해 “보증채무 이행은 STX다롄이 채무이행을 못 했을 때 일어날 때의 문제”라며 “현재까지 STX다롄의 진로와 관련해 최종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고 머니투데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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