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원장 물러난 문희상 의원

 

[위클리오늘=나권일 기자] 정치권 안팎의 ‘민주당 위기론’에 대해 당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을 맡아온 문희상 의원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새 지도부 선출과 함께 민주당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 문희상 위원장이 지난 2일 국회에서 오찬을 겸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지난 114일간의 비대위 활동에 대해 “성숙한 정당이 되기 위해선 우선 야당다운 야당이 돼야 한다는 것이 비대위가 내세운 혁신의 기본 목표였다. 비판과 견제라는 야당의 기본책무에 소홀하지 않으면서도 반대를 위한 반대는 않겠다는 상생의 정치를 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스로 돌아보면 기대에 못미쳤다고 했다. 그는 “스스로 점수를 준다면 F학점이지만 열정만큼은 A플러스였다”고 자평했다.
문희상 위원장은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민주당 위기론에 대해서도 “우리 민주당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127명의 현역의원을 확보했고, 10년 경험의 수권정당이다. 5.4 전당대회를 계기로 하나가 돼서 반성과 성찰을 넘어 새로운 승리를 일구는 장쾌한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민주당 강령을 바꾸는 과정에서 제기된 ‘우클릭’ 논란에 대해 “성숙한 야당의 기본은 민주 vs 반민주, 좌우, 극우, 극좌 등 낡은 이분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북핵위기가 고조됐을 때 연평도에 가서 안보선언한 것이 보수라면 민주당은 ‘왕보수’이고,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것이 ‘좌’라면 우리는 왕진보”라고 주장했다. 우클릭 논란은 기우라는 주장이다.
그는 민주당을 위협하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도 촌철살인의 평가를 내놓았다. “만나봤는데, 공부 잘하는 착한 어린이 느낌이다. 구름 위에서 놀다가 땅으로 내려왔는데 인제는 똥밭에서 굴러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의 안철수 신당행 가능성에 대해선 “절대 그럴 일 없을 것이다. 강동원 진보정의당 의원(남원순창)이 탈당했는데, 그것은 다음 총선에서 진보정의당의 간판을 달고 지역에서 당선될 수는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현실을 생각하고 총선은 3년 뒤다. 당장 선거가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3년이나 남았는데 이 사람들이 여길 떠나겠나”라고 일축했다. 그는 또한 “안철수 쪽에서도 우리 의원들을 빼가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자기가 새정치, 새정치 하는데 의원들을 빼가기는 전형적인 헌정치다. 헌정치로 공격당할 게 불보듯 뻔한데 어떻게 빼가겠나? 의원 빼가기는 양쪽 모두 망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5년후 대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이번에는 구도 자체가 어려운 선거구도였다. 그나마 안철수, 문재인이라는 배우가 좋아서 48% 성적을 낸 것인데 다음 구도는 다르다. 야권 쪽에는 안철수, 문재인이 아니더라도 인물이 많다. 그 사람들이 5년 동안 더 배우고 경험하고 발전할 것이다. 새누리당을 보라. 오죽하면 김무성 카드 얘기가 나오지 않나. 그건 여기에서 문희상이 나온다는 얘기랑 똑같은 것”이라고 야당의 정권 탈환을 자신했다. 그의 자신감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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