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임영서 기자] 만 100세 할아버지가 시니어 육상대회에서 연령별 100미터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는 등 놀라운 운동능력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1일 미국 샌디에이고 시니어육상대회에서 최고령 출전자인 돈 펠먼 할아버지가 100미터에서 26.99초를 기록, 27초 벽을 깬 최초의 100세 선수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화씨 100도(섭씨 37.8도)의 폭염 속에서도 투원반과 투포환에서 최고령 그룹(90세 부문)을 넘어선 유일한 선수로 출전했고 멀리뛰기에서 5피트10인치(177cm)의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그는 현재 100미터와 멀리뛰기, 높이뛰기, 장대높이뛰기, 투원반 등 5개 부문에게 90세 이상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샌디에고 주립대학 노인보호프로그램 소속 학생들로 이뤄진 자원봉사자들은 펠먼 할아버지의 운동능력에 대해 경이롭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라 프로벤처는 "저 연세는 뼈와 근육의 퇴화로 걷는 것조차 쉽지 않은데 근육을 활용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놀라워했다.

한세기전인 1915년 밀워키에서 태어난 그는 지난달 만 100세 생일을 보냈다. 이 대회에서 9년째 최고령 선수로 출전하는 펠먼 할아버지는 이날 장대높이뛰기 3피트1.25인치(약 94cm)의 바 앞에서 세차례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그는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몸을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라고 말했다.

메사대학 육상선수인 서맨서 포스터(17)는 "할아버지가 장대높이뛰기에 실패한후 연습을 좀더 해야겠다고 하더라. 100세에 이런 운동을 계속하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고 말했다. 할아버지와 셀카를 찍은 로버트 실바(57)는 "장대높이뛰기를 하고 멀리뛰기를 하는 100세 노인을 볼 수 있다고 상상이나 하겠냐"고 말했다.

펠먼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체조선수와 멀리뛰기 선수였다. 위스콘신대학에선 라크로스 선수로도 활약했다. 일자리를 얻기 위해 육상을 그만둔 그는 90세가 넘은 아내 마지와의 사이에 세 자녀를 두었다.

1970년 GE에서 은퇴한 후 육상을 다시 시작했다. 지금까지 출전한 육상대회가 127회에 달한다. 그에게 장대높이뛰기 용구를 빌려준 나딘 오코너(73)는 "펠먼은 비타민도 먹지 않는다. 어젯밤에 튀긴 마카로니와 치즈외엔 먹은 게 없다"며 타고난 건강체질이라고 말했다.

보청기를 사용하는 그는 "오늘 보청기 한쪽이 고장난 게 불운의 전조였다. 내 나이가 되면 한주가 지날 때마다 내리막길이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건강에 대해선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그는 "신고 있는 운동화가 꽤 오래됐지만 내 나이만큼은 아니다. 하지만 내 무릎은 아무 문제가 없다. 아마 난 유전자가 좋은 모양"이라고 말했다.

메사 칼리지의 아디 리에고 트레이너는 "펠먼 할아버지의 몸 기능이 보통사람과 똑같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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