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유호승 기자] 스산하다. 아직 맞이하지도 않은 2016년 때문에 너무나 춥다. 이유는 간단하다. 속속 발표되는 내년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이 암울한 ‘잿빛’이기 때문이다.

KDB대우증권은 2016년 코스피 하단 전망치로 1700을 제시했다. 이는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코스피가 1700선까지 하락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에 해당한다. 이는 비단 대우증권만의 예상이 아니다.

현대증권, 신한금융투자, 신영증권을 제외한 증권사들은 모두 1700~1800선을 하단 전망치로 내놓았다. 증권사들이 내년 국내증시에 ‘먹구름’이 가득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다음달 인상될 전망인 미국 기준금리와 중국의 경기둔화 지속이다. 먼저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약 6~8개월의 간격을 두고 국내금리도 동반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쇄작용으로 현재 1.5%로 5개월째 동결중인 한국은행 기준금리에도 변동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 금리가 오르게 되면 우리나라에 투자된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가게 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투자가치가 높고 수익성이 좋은 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이다.

전문가들은 암울한 내년 한국경제의 악재로 미국보다 중국의 경기둔화를 꼽는다. 중국의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은 6.9%다. 시장예상치인 6.8% 보다는 약간 높았지만 ‘바오치’라 불리는 경제성장률을 7%로 유지하겠다는 정책은 실패로 돌아갔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 밑으로 하락한 것은 2009년 이후 6년여만에 처음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5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2016년과 2017년의 경제성장률은 각각 6.5%, 6.3%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경제는 바닥이 아니라 내리막길에 위치한 것이다.

중국경제의 성장원동력은 제조업이다. 하지만 중국은 최근 제조업이 부진을 겪으며 경기침체에 빠져, 중국 제조업에 중간재를 공급하며 돈을 벌었던 국내산업 역시 큰 타격을 입게될 것이다.

경제살리기를 입버릇처럼 외치는 현 정부에 묻고 싶다. 이렇게 차갑게만 다가오는 경제현실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정부는 노동개혁과 규제완화 등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관련법안들은 현재 국회에서 계속 계류 중이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내놓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2.5%다. 정부가 예상한 3.3%와는 0.8%포인트 차이가 있다. 경제활성화와 민생안정을 외치는 현 정부에 당부하고 싶다. ‘장미빛 미래’만 상상하지 말고 ‘잿빛 미래’도 상정해 대책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

계절구분으로 아직 가을인 오늘, 너무나 춥다. 한국경제가 G2의 영향으로 어두운 길을 걷게 될 것임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지만, 이 상황을 타개할만한 특별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과연 한국경제에 따스한 봄날은 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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