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김영삼대통령기념도서관 정문 앞에 인근주민들이 놓아둔 조화. <사진=유호승 기자>

[위클리오늘=유호승 기자] 민주화 운동의 거산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이 지난 26일 종료됐다. 헌정 사상 첫 국가장에 걸맞게 엄숙한 분위기 속에 거행됐다.

이날 영결식은 국회의사당 앞뜰에서 열렸다. 영결식 이후 운구행렬은 국회를 출발해 김 전 대통령의 동작구 상도동 사저와 김영삼대통령 기념도서관을 거쳐 장지인 국립서울현충원으로 향했다.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은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 반평생(46년)을 상도동에서 지냈을 뿐만 아니라 ‘상도동계’라는 단어도 이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날 상도동 주민들은 집집마다 조기를 걸고 김 전 대통령을 애도했다.

김 전 대통령의 옆집에 사는 한 주민은 “김 전 대통령은 동네에서 마주칠 때마다 항상 악수를 권하곤 했다”며 “특히 1993년 대통령으로 청와대에 입성하고 한달 뒤, 상도동 주민을 청와대에 초청해 함께 칼국수를 먹었다”고 추억했다.

김 전 대통령이 자주 찾았던 인근 슈퍼주인은 “과거 김 전 대통령이 가택연금을 당하던 시절에 식료품을 배달해주곤 했다”며 “지나가다 만나면 항상 등을 두드려주고 덕담을 해주곤 했다”고 말했다.

상도동 인근의 한 부동산 사장은 “김 전 대통령 사저의 인근주택들은 대부분 대지가 120평인데 반해 김 전 대통령의 사저는 100여평이다”며 “이는 김 전 대통령이 검소한 삶을 살았다는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사저. <사진=유호승 기자>

아울러 김 전 대통령은 ‘머리는 빌릴 수 있지만 체력은 빌릴 수 없다’는 신념에 따라 조깅, 배드민턴 등으로 체력관리를 했다.

김 전 대통령이 다니던 상도동 수도배드민턴클럽 회원은 “명절마다 배드민턴클럽 임원진이 상도동 사저에 방문했다”며 “설에는 김 전 대통령에게 세배를 하고 함께 떡국을 먹었다”고 전했다.

이어 “배드민턴장 한켠에 마련돼 있는 락커룸은 김 전 대통령 전용이었다”며 “건강이 안 좋아지기 전에는 회원들과 자주 배드민턴을 쳤다”고 덧붙였다.

▲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애용했던 상도동 수도배드민턴클럽내 락커룸. <사진=유호승 기자>

또한 김 전 대통령이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2012년 4월 공사를 시작한 ‘김영삼대통령기념도서관’에도 여전히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김영삼대통령기념관 도서관 관계자는 “아직 내부공사가 남아있어 도서관은 내년께 오픈 예정이다”고 말했다.

▲ 내년께 오픈예정인 김영삼대통령기념도서관. <사진=유호승 기자>

업적은 과오로 덮일 수 없고 과오는 업적으로 가려질 수 없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역사적평가는 잠시 차치하더라도, 상도동에서 그의 삶은 주민들의 말처럼 따뜻한 ‘이웃주민’으로 추억된다.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추도사처럼 ‘참으로 참으로 수고 많으셨다. 정말 감사하다. 사모하던 하나님의 품 안에서 부디 안식하소서’라는 말을 거산에게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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