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검찰총장이 30일 사퇴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한 총장은 2년의 임기가 보장됐던 역대 검찰총장 17명 가운데 11번째로 임기 중 사퇴한 검찰총장으로 기록됐다. 특히 한 총장은 내부 반발로 퇴진한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1988년 노태우 정부 시절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검찰총장 임기제(2년)가 도입된 이후 검찰총장 중 임기를 다 채운 사람은 6명에 불과하다. 검찰총장 수난사를 정리해 본다. 

1993년 12월 취임한 25대 박종철 총장은 김영삼 정부 시절 사정 차원에서 벌어진 ‘슬롯머신 사건’ 수사를 두고 대구·경북(TK) 권력층과 마찰을 빚다 취임 6개월 만에 물러났다.

27대 김기수 총장(1995년 9월~97년 8월)은 1997년 8월 한보 비리 수사 중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구속 수사와 관련해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총장직을 내놓았다.

30대 신승남 총장(2001년 1월~2002년 1월)은 동생이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 수감되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검찰 출신이지만 재야 법조계 발탁 케이스였던 31대 이명재 총장(2002년 1월~2002년 11월)은 당시 서울지검 강력부에서 피의자 구타 사망사건이 터지면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노무현 정권 출범 뒤 대통령의 검찰 ‘불신임’ 발언에 반발해 4개월 만에 퇴진한 32대 김각영 총장(2002년 11월~2003년 3월)과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반발한 34대 김종빈 총장(2005년 4월~2005년 10월)은 정치적 갈등이 계기가 돼 사퇴한 경우다.

36대 임채진 총장(2007년 11월~2009년 6월)은 ‘박연차 게이트’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검찰 책임론이 불거지자 임기 도중 사퇴했다.

37대 김준규 총장(2009년 8월~2011년 7월)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검찰의 뜻에 반해 수정된 데 대한 책임을 지는 형식으로 총장직을 내놓았다.  

이밖에 24대 김두희 총장과 28대 김태정 총장은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명예롭게(?) 중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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