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대한항공 제공>

[위클리오늘=김수정 기자] 대한항공이 내부적으로 노동조합과 임금인상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가 하면, 실적부진 등으로 내우외환에 직면했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행보가 대내외 여건악화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저유가라는 좋은 상황을 맞고도 자회사 구조조정 등의 불확실성이 남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13년이후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2013년 3836억원, 2014년 457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5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저가항공사들이 증가하면서 가격경쟁 심화에 따른 시장점유율과 마진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파리테러이후 터키까지 테러가 이어지고 있어 유럽노선 수요에 대한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웃도는 상황이 장기화 된다면 대한항공의 장점인 장거리 노선이 부각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한항공의 주가는 주가순자산배율(PBR)의 0.8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불안정한 국제정세와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 가능성을 고려해 단기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대한항공은 조종사 노조와 임금협상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는 등 내부적 구조도 부담을 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조종사노조와 임금 협상에 애를 먹고 있다. 조종사 노조는 37%의 임금 인상과 50% 퇴직금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총액 대비 1.9% 인상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종사 노조 측은 지난달 12일부터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며, 최근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투표 기간을 오는 19일까지 연장했다.

조종사 노조에 따르면 2015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지난달 29일 현재 조합원 1085명 중 1024명이 참여했다. 94.4%라는 높은 투표율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대한항공 사측과 조종사 노조는 임금교섭이 결렬된 데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요청했지만 끝내 최종 조정에 실패했다.

특히 사측이 최근 2500여명에 달하는 조종사들의 가정에 "회사가 매우 어려우니 조종사 노조가 요구하는 인상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면서 갈등은 심화됐다.

조종사 노조는 이 편지를 '가정통신문'이라고 부르며 "직위를 이용해 가족을 위협했다"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조종사 노조 단체는 각 가정으로 배송된 우편물을 회사에 반송키로 했다. 

또한 일부 조종사들은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급여와 근로조건을 국제기준 이상으로 맞춰주려고 노력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회사가 쟁의행위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에서 조종사들을 설득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등 대한항공의 경영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1만5000명 일반노조와 임금 총액 1.9% 인상에 합의는 마무리 된 상태"라며 "조종사 노조와 접점을 찾지 못해 결렬이 됐지만,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말했다.

'가정통신문' 논란에 대해서는 "승무원과 가족을 대상으로 회사의 어려움과 실상을 자세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보내게 됐다"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