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개통할 예정인 자기부상열차가 시험운행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김수정 기자] 현대차그룹 계열 철도·플랜트 전문기업인 현대로템이 연이은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현대로템이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된 이후 최대 규모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도 좋지 않아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이야기가 회사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주력 사업인 철도차량부문 경쟁력 저하와 수주 부진이 계속되면서 현대로템은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19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4년 66억원 흑자에서 단숨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2112억원, 2352억원으로 1년새 적자가 각각 6배, 4배이상 불어났다.

이는 수주난과 브라질 통화가치 하락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 악화에 현대로템은 최근 실적과 재무구조 악화에 대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희망퇴직 시행과 함께 위기 극복과 경쟁력 확대를 위한 자체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현대로템이 매출감소와 수익부진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뚜렷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길호 한신평 연구위원은 "현대로템의 대규모 손실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거액의 당기순손실에 따른 자본감소로 인해 부채비율이 상당 폭 상승하는 등 재무안정성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매출 감소로 고정비 부담이 늘고 있고, 철도·방산 부문 손익 불확실성, 철도 부문 손실 위험 등이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수주 안정화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도와 플랜트 사업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전략변경 이후 수주 안정화 결실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밖에도 현대로템이 4000여억원을 들여 만든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가 개통 첫 운행 8분만에 선로위에서 '덜컹' 멈춰 서 망신을 샀다.

4일 국토교통부와 현대로템 등에 따르면 3일 개통식 직후 첫 운행을 시작한 자기부상열차가 시속 60km로 달리던 중 종착역인 용유역을 300여m 남기고 갑자기 급정거해 선로 위에 내려앉았다.

이 열차는 종점 용유역 진입전 곡선부에서 시속이 제한속도(35km/h)보다 약 3km/h 초과함에 따라 안전을 위해 급제동이 걸렸다. 그 충격으로 부상이 가라앉았고, 궤도와 차량간 마찰이 발생해 열차가 정지됐다.

정부는 속도제어 프로그램에 따른 급정거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치명적인 안전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개통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안전사회시민연대는 "인천국제공항의 도심형 무인 자기부상열차 사업은 지난 10년동안 4149억원을 넘게 투입하고도 안전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면서 "2012년 시운전 직후인 2013년 무려 585건의 결함이 드러났고 지난해 12월까지 17m이상의 강풍이 불면 멈추는 문제 등 20건에 이르는 안전 문제가 남아 있었음에도 개통에 나선 것은 생명안전의 관점에서 볼 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안전사회시민연대는 또 제작사인 현대로템은 공식 사과하고, 안전 문제 해결없이 운행을 강행한 국토부 등의 관련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현대로템 관계자는 "개통식 행사를 주관한 국토부에서 해명자료를 낸걸로 안다. 국토부로 문의해달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급제동은 시승행사를 위한 이례사항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며, 자기부상열차의 안전운행에는 문제가 없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영업운행 종료 후 4개 편성 모두에 대해 역사 무정차 통과시 속도를 적절히 줄이도록 '속도제어 프로그램' 보완을 완료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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