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표절 문대성 국회의원 배지 달고 행세

[위클리오늘=신상득 전문기자] 태권도계가 온통 진흙탕이다. 태권도 시합 결승에서 편파판정에 항의하던 한 관장이 최근 목숨을 끊었다. 편파판정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도무지 개선될 조심이 보이지 않는다. 해당 주심을 제명한 데 이어 사과문을 발표하고, 편파판정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대한태권도협회의 발표문을 보면 주심의 편들기 일색이다. 협회는 큰 잘못이 없다는 식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논문표절이 들통난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 문대성 의원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국회에서 일하고 있다. 논문표절이 확인되었음에도 대학은 논문을 취소하지 않고 눈치만 보고 있다.

 
편파판정으로 인한 태권도 관장의 자살
지난달 28일 인천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전밀중 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 이유는 아들에 대한 대한태권도협회(KTA)의 편파판정이었다. 유서 내용을 보면 끔찍하고 아프다. 협회에서 계속해서 전 관장에게 불리한 판정을 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실력으로 이기면 된다고 다짐했지만, 결국 자신의 아들이 전국체전 서울선발 3차 핀급 결승전에서 우세한 경기를 하고도 판정패 당하자 목숨을 끊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3회전 50초를 남기고 전 씨의 아들은 5대1로 우세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주심이 30초 동안 무려 7차례의 경고를 줘 경고패 시켰다. 아래 유서 내용에 상세히 들어있다.

“(편파판정)작업조로 일컬어지던 그 놈 코트만 들어가면 우리 제자들과 자식들은 늘 지고 나오기 일쑤였다. 힘 없고 빽 없으면 실력으로 이기면 되지…(중략) 우리 애들이 인천에서 하도 당해 서울로 중고등학교를 보냈는데 그놈하고 또 만났다. 전국체전 서울선발 3차 핀급 결승전에서 아들과 상대방 점수차가 3회전 50초를 남기고 5대1로 벌어지자 (아들에게)경고를 날리기 시작한다. 경고 7개로 결국 경고패 당한 우리 아들은 태권도를 그만두고 싶단다. 잠이 안 오고 밥맛이 없다. 넌 내가 죽인다 라고 몇 백번을 되뇌이고 되뇌이고. 결국 내가 지친다.”

협회에 등록된 도장과 등록하지 않은 도장들간의 협회 편파판정은 다 알려진 비밀이다. 협회에 등록하지 않으면 협회와 사이가 좋지 않고, 그러면 으레 시합에서 편파판정을 당한다. 협회에 가입하려면 가입비 300만~500만원을 내야한다. 자살한 전 관장도 협회에 등록하지 않았다.
전 관장의 자살이 인터넷과 언론을 후끈 달구자 뒤늦게 대한태권도협회가 진상조사 결과와 더불어 재발 방지 대책 및 사과문을 지난 3일 발표했다. 그러나 문제의 주심이 고의가 없었다는 말을 해 앞으로 과연 이 약속이 지켜질지 의문이다. 협회는 진상조사위원들이 영상을 분석한 결과 총 8회 경고 중 3회의 경고가 주심이 실수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협회는 그러나 ‘제명’은 주심에게 최고징계수준이라면서도 주심의 말을 인용해 고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협회는 다시는 판정으로 인한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제도개선 특별위원회 설치 ⧍전국 심판등록제 실시 ⧍불공정 판정 신고센터 설치 ⧍경기지도자 공청회 개최 ⧍경기규칙 개정 등을 통해 판정의 신뢰를 높이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 협회 명의로 아래와 같은 사과문을 냈다.

논문표절에도 뻔뻔한 국회의원 문대성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문대성은 국민스타로 떠올랐다. 연예가중계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단골손님이었다. 그는 흔하디흔한 ‘스타 다이어리’ 수준의 자서전을 냈다. 여기에서 그는 논문에 대해 언급했다. ‘배움의 희열 속에서 나는 결국 2년간의 노력을 기반으로 석사 논문을 통과시켰다. 2005년 현재 나는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논문이 완성되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내가 배운 지식을 남에게 나눠줄 수 있다는 뿌듯함에 내 심장이 뛴다.’  

문대성의 낯 뜨거운 이 거짓말은 2012년 4·11 총선에서 드러났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 국민의 영웅이었다. IOC 선수 위원이면서 대학 교수이기도 했다. 가난을 딛고 일어선 성공스토리에 호남형 외모로 대중에게 사랑을 받았다.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고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다. 그때 문제가 불거졌다. 대학 연구자들의 모임인 학술단체협의회에서 문대성의 석사와 박사, 그리고 학술지에 게재된 여러 편의 논문에 대해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 이런 와중에 문대성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문대성을 제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했다. 박사학위를 준 국민대는 곧바로 연구윤리위원회를 열어 ‘명백한 표절’임을 분명히 했다. 사태가 이쯤 되자 “절대 표절이 아니다”라고 버티던 문대성은 곧바로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그러나 논문표절의 주인공 문대성은 여전히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태권도 선수 문대성하면 아테네올림픽에서의 멋진 뒤후려차기가 기억난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첫 한판승. 문대성은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참가 선수단 전체를 대표해서 공정한 경쟁을 다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인 문대성은 실망과 수치심의 대명사가 돼 가고 있다. 문대성은 논문 표절이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사과가 없다. 언론을 피하기만 한다.

스포츠 스타들의 논문표절은 허다하다. 축구스타 김두현의 명지대 박사 논문, ‘한판승의 사나이’ 유도 이원희의 용인대 석사 논문도 표절이다. 이들의 논문은 표절 수준이 아니라 아예 복사 수준이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없는 대한민국 운동선수들에게 논문표절은 매우 관대했다. 하지만 논문표절은 명백한 범법행위다. 체육계의 반응은 논문 표절이 체육계만의 문제는 아니라거나 학생과 선수들의 사기를 꺾는 일이라고 반응한다. 논문을 표절한 스포츠 스타들이 교수로 재직하는 것도 문제지만 문대성처럼 정치를 하는 건 어처구니없다.

태권도협회의 편파판정, 논문표절 등은 태권도 발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요인이다. 태권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멀게 하고, 올림픽 같은 무대에서 퇴출 위기에 내몰리게 할 수도 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박성준 관장은 “협회 대회에서 편파판정이 사라지지 않는 태권도는 새롭게 거듭날 수 없다”며 “문대성 씨가 논문표절을 먼저 사과하고 모범을 보이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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