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한경훈 논설실장]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초반 질주가 대단하다. 특히 젊은 선수들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빛이 난다.

LG는 지난 시즌 9위에 머물렀다. 신생팀 kt가 10위이니 사실상 '꼴찌'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LG는 시즌이 끝나고 바로 리빌딩 작업에 들어갔다. 주장이었던 이진영을 kt로 보낸 것은 양상문 감독이나 프런트의 젊은 팀으로 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었다.

시즌이 시작되면서 LG의 '젊은 피'들은 빛을 발했다. 첫 경기에서 양석환의 연장 12회말 끝내기 안타로 이겼고, 두번째 경기에서는 이병규(7번)의 11회말 연장 끝내기 안타로 연승을 거뒀다. 이병규의 끝내기 안타가 나올 때까지 LG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세번째 경기가 열린 5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 LG의 라인업에는 포수 유강남, 1루수 양석환, 2루수 정주현, 유격수 강승호, 중견수 안익훈, 우익수 이천웅이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LG와는 전혀 다른 팀이다. 

비록 1-4로 패했지만 이들의 활약은 밝은 LG의 미래를 보여줬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 젊음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라 더욱 아쉬웠다.

5회말 선발 류제국이 호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병살플레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고, 실제로 이루어졌다. '젊은 피'의 중심에 서있는 1루수 양석환이 더블플레이를 완성했지만 심판의 판단은 세이프였다. TV를 통해 다시 본 결과는 아웃이었다. 하지만 양석환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마운드에 서있는 류제국에게 걸어가 공을 건넸다.

조금 경험이 있는 선수라면 합의판정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받아들여질 수 있었지만 양석환에게 그런 여유까지 요구하기에는 무리인 듯했다.

결국 류제국은 이어 나온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하고 1-2로 역전당했다. 이후 6회에 2점 홈런을 맞고 1-4로 패했지만 승부의 추가 KIA로 넘어간 것은 바로 이닝을 끝낼 수 있었던 5회의 아쉬운 장면이었다.

보통 신인급 선수들은 한번만 실수하면 2군으로 갈 수도 있다는 조급함을 갖고 플레이를 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 LG의 신인급 선수들은 입장이 다르다. 그들이 바로 지금 팀의 중심이고, LG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LG의 신인들에게 부탁한다. 개막전에서 보여준 이천웅의 홈런, 양석환의 끝내기 안타. '변비 타선'으로 불리던 LG의 숨통을 터 준 시원한 한방이었다. 그리고 젊게 변한 LG를 기대케 하는 순간이었다. 이들이 조급함에서 벗어나 여유를 갖을 수 있다면 이번 시즌 하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는 LG가 돌풍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 여유와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하는 젊은 선수들에게 LG의 미래가 달려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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