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타코마의 현대상선 컨테이너 전용터미널.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진용준 기자] 현대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현대증권 매각과 관련해 KB금융과 주식매매계약(SPA)이 승인되면서 유동성에 숨통이 트였다.

현대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KB금융지주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증권 지분 22.56%를 1조25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이 승인됐다고 공시했다.

현대상선과 KB금융측은 정밀실사와 가격조정 등을 거쳐 상반기 내에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 매각가격은 앞서 지난해 매각을 시도하다 유찰됐던 6000억원대의 두 배가 넘는 1조2500억원대여서 현대상선 구조조정도 좀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증권 매각으로 현대상선이 손에 쥐게 될 현금은 현대증권을 담보로 현대엘리베이터에서 빌린 3700억원을 제하고도 약 90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현대상선 회생계획상 현대증권 매각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던 1100억원의 8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현대상선은 이같은 규모의 현금 취득으로 한숨을 돌렸지만, 법정관리를 피하려면 5조원에 달하는 채무 재조정과 용선료 인하를 통해 적자구조 탈피가 관건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들은 현대상선의 자구안 및 해외 선주와의 용선료 조정 협상 등이 일부 진전을 보임에 따라 지난달 29일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를 가결했다.

이 자율협약은 용선주와 사채권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동참을 전제로 한 조건부 자율협약이다. 선주나 사채권자 중 한 쪽이라도 협상이 무산될 경우 자율협약은 종료된다.

이 경우 현대상선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갈 확률이 높고, 법정관리시 글로벌 컨테이너선사 동맹체 퇴출과 경쟁력 상실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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