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국회 개원 법정시한을 하루 남긴 가운데 여야 3당은 원구성 협상을 둘러싸고 계속된 ‘네탓’ 공방으로 지루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핵심 상임위 배정을 놓고 3당의 치열한 수싸움 속에 개원 협상부터 난항을 거듭하며 20대 국회 원내대표들의 협치·상생 합의가 말짱 도루묵이 될 판이다.

여야는 이번 연휴 직전 간신히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지만 연휴동안 제대로 된 대화 한 번 없이 내일(7일)로 예정된 개원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7일 국회의장단에 이어 9일 상임위원장단 선출을 해야 하는데, 남 탓만 하는 여야의 지루한 장외 공방 속에서 이번 국회도 법정기일 내 개원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여소야대 3당 체제 속에 ‘협치’를 외치며 상생정치를 강조하던 여야·靑이 19대 국회 말 ‘상시청문회법’을 놓고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 중 거부권 행사로 정국이 냉각 국면으로 급변했다.

그리고 개원 협상이 지루한 답보상태를 거듭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여야 협상의 걸림돌로 새누리당 배후에 ‘청와대 개입’을 주장해 결국 협상은 실종된 채 공방전만 난무하게 됐다.

급기야 두 야당이 국회의장 선출방식을 두고 여야 합의없는 자유투표 방식을 만지작거리면서, 여당은 “야당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강력히 비난하고 기자들에게 협상 내용을 ‘폭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를 비방하는 설전(舌戰)만 요란할 뿐, 이렇다 할 협상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5일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달 30일까지 협상이 잘 진행되다가, 31일 두 야당이 국회의장 선출 표결 강행처리에 합의하는 바람에 협상의 기본인 신뢰가 깨졌다"며 집권여당을 대화 거부세력으로 몰고 가고 있는 야당을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의장은 여당 몫이며, 의장을 포기한다는 얘기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면서도 “야당이 의장직을 고수한다면 야당은 그에 상응하는 상임위에서 통 큰 양보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야 간 첨예한 대립 속에 예정된 오늘(6일) 협상에서 김 수석이 상임위원장직과 관련된 새로운 방안 제시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난항을 겪던 원구성 협상이 극적으로 반전될 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이날 회동에서 새누리당은 모든 사안을 일괄타결하는 '원샷원킬' 방식은 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의 입장 변화를 거듭 촉구하며 청와대 개입 의혹을 계속 제기하면서도 한편으론 연휴 기간 동안 원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오늘 여당과의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더민주가 새누리당을 비난하면서도 여야 협상을 서두르는 이유는 원구성 협상이 법정시한을 넘겨 20대 국회도 지각 개원하게 되면 제1당으로서 ‘제 밥그릇 챙기기’란 비판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새누리당이 가출했다”고 새누리당을 겨냥해 대놓고 비판하며 국회 개원을 위한 협상테이블에 조속히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도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낮 서울 여의도에서 점심 식사를 하며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회동에서 원구성에 구체적 합의가 없다면 20대 국회도 지각 개원에 따른 민심의 엄중한 뭇매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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