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이석 아이틴교육연구소장

[위클리오늘신문사] 스위스는 아동의 인권을 중시하는 교육의 원천지로 유명하다.

19세기 산업혁명의 붐과 함께 어린이들은 산업현장으로 내몰리거나 그 현장에서 혹사당해 죽는 경우가 많았다.

각 나라가 산업발달과 생산량 증가로 인해 생긴 병폐는 바로 어린이들의 인권말살이었다.

이에 스위스의 교육자 페스탈로치가 나서 어린이 노동을 중지시키고 어린이들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주창했다.

그는 어린이들의 노동과 희생으로 유지되는 사회의 발전보다는 보다 먼 미래지만 확실한 것, 그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돼 만들어 갈 사회에 중점을 두었다.

이는 인지학을 내세워 창의력 육성에 기반을 두는 발도로프 교육을 제창한 루돌프 슈타이너나 아동의 정신발달 연구법을 고유하게 제시한 피아제 등 스위스를 어린이 인성 교육의 중심지로 세우는 기반이 되었다.

실제로 스위스는 단순히 어린이 복지 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를 배려하는 복지로 호평을 받고 있으며, 단순한 포플리즘으로 비난받지 않을 만큼 탄탄한 산업기반과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들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스위스가 앞서 주창한 어린이를 어린이답게, 아이들이 치는 장난을 포용하고 받아들이자는 교육방식에서 기인한다.

어린이들의 인성교육의 경우 대다수의 나라가 아이들의 장난을 바로잡고 바른 사고방식과 행동을 가르치자고 하는 반면, 스위스의 경우 아이들이 장난을 치고 천진난만하게 구는 특성이야말로 아이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스위스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자리가 꼭 마련돼 있다.

이러한 장난을 통해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소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창의적이고 고유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물론 아이들끼리 장난을 치다가 싸우기도 하지만, 그 싸움의 경우 승패를 가르는 데 목적을 두지 않고 계속 놀이를 이어나가기 위해 화해하고 타협하는 방식을 지닌다.

이러한 장난은 단순히 헛짓거리가 아니라 스위스에서 아이들 간의 사회성을 기르게 하고 창의적인 세계를 형성하게 하며, 나아가 어른들에게 암묵적으로 인정받으면서 아이 스스로의 자존감을 키우게 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러한 창의성을 중시하면서 인성교육 덕분에 스위스에서는 많은 예술가들이 탄생했다.

특히 예술의 분야에 속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던 건축 분야를 예술로 편입시킨 르 코르뷔지에가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시각 예술에 매료되면서 시각 예술적인 측면을 건축으로 전환시켜 보겠다는 야심을 품었다. 그의 야심에 사람들은 그를 비웃었다.

장난처럼 그린 도면이 현실화되었을 때 어떤 면모를 보일 지 궁금해 하기도 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가 만든 건물들은 미학 역사상 길이길이 남는 건축 예술의 대표작이 될 수 있었다.

또한 상상력의 확장은 자신과 전혀 다른 타인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대표적인 스위스의 유명인을 예시로 든다면 국제 적십자운동을 이끈 제1회 노벨상 수상자인 앙리 뒤낭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스위스는 각종 국제 구호활동을 통해 25여 명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들은 전혀 다른 문화나 언어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들 또한 생명을 중시 여긴다는 모토 아래 움직인다.

또한 방치되고 버려진 제3세계의 아이들을 구호하는 작업에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투철한 봉사 정신은 단순히 타인에 대한 동정이 아니라 깊은 이해를 통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데서 유효하게 된다.

한국의 경우 조기교육과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풍토에 의해 아이들의 장난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편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서로 뛰어놀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규칙을 넘어선 발상을 하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오지선답 형식의 문제풀이에 익숙해지면 결국 한계를 넘어선 정답, 창의력 교육이 지지부진해지게 된다.

이는 아이들로 하여금 타인에 대한 이해의 척도도 좁히게끔 한다.

왜냐하면 자신과 환경이나 습관이 다른 타인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상상력을 키워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스위스처럼 아이들의 장난을 하나의 교육으로 인정하고 현 교육체계에서 숨통을 트일 만한 여지로 만들어 주는게 중요하다.

가령 교사가 일정한 규칙만 알려준 후 놀이를 감독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놀이의 구성과 진행을 맡긴다거나 협동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하되 그 평가를 선생이 아닌 아이들이 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아이들에게 자립심을 키워주는 동시에 자신의 예술 세계를 설명하고 구축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이틴교육연구소>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