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양이 식용 금지법 제정, 개농장 철거 요구

▲ 프리코리안독스와 희망의마법사 회원을 비롯한 동물보호 활동가들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민미술관 앞에서 개·고양이 식용 반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통해 개·고양이가 도살돼 식용으로 유통되는 것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동물보호법을 강화해야 하며, 국민들의 동물에 대한 인식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전재은 기자] 중복(中伏)을 며칠 앞둔 23일 동물보호단체 ‘프리코리안독스(Free Korean Dogs)’와 ‘희망의 마법사’가 개·고양이 식용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이날 오후 1시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 앞에 모여 ‘보신 문화’의 비명 하에 열악한 환경서 사육되다 죽어가는 ‘식용 개’의 안타까운 장면을 퍼포먼스로 그려냈다.
 
개백정 역의 한 남자가 엎드린 여자(식용 개 역) 목에 걸린 줄을 끌어당기자 확성기에서 개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사람(식용 개 역)들은 "살려주세요"라며 절규한다.
 
많은 사람들이 ‘식용 개고기’가 돼 길바닥에 드러누웠다. 길바닥에 누운 사람들은 개고기로 희생돼 땅에 쓰러진 개들을 표현했다.
 
이들은 일민미술관을 출발해 종각∼청계2가∼롯데백화점∼중앙우체국∼명동 예술극장을 거쳐 동아일보 앞까지 "개식용 반대"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SNS 등을 통해 사전에 ‘개식용 반대 캠페인‘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이날 일민미술관 앞에 모여 '개는 우리 친구다' 등의 피켓을 들고 행사에 동참했다.
 
일부 시민은 반려견과 함께 이날 퍼포먼스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한 호주인 활동가는 “개와 고양이는 애완동물이다. 개를 농장에서 기른다는 뉴스를 접하고 너무 끔찍했다”며 “호주에선 개식용을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복(三伏) 더위를 피하고 보신(補身)을 위해 예로부터 개를 먹어왔다. 특히 여름철이 되면, 문화로 잘못 인식된 이 악습으로 인해 수많은 견공(犬公)들이 인간의 식탐으로 사라져간다.
 
그러나 개·고양이 등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키우는 반려견·묘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으면서 개 등을 식용으로 하는 ‘보신탕 악습’을 없애야 한다는 ‘식용 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프리코리안독스’는 지난해 7월 사진작가 'E.K 박'씨가 캐나다에 설립한 단체로 “매년 한국에서 도살되는 개는 약 200만 수 이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들은 "개고기 산업에 대한 규제가 없어 매년 수많은 개들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을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문화라는 이름으로 ‘개·고양이 식용’을 방관해오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반려동물은 먹지 말아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면서 “반려동물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개·고양이 식용 금지법을 제정하고 불법인 (식용)개농장을 철거해야 한다"며 정치권에 입법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개식용 반대 운동’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엄연히 존재한다. 특히 개고기 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우리도 생계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동물애호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정부와 정치권은 불법적이고 비위생적인 ‘식용개 농장 철폐’와 아울러 ‘보신탕’ 산업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연구와 함께 관련법 제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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