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강민규기자] 태국 국민의 아버지, 푸미폰 아둔야뎃(88·사진) 태국 국왕이 13일 서거했다. 이날 오후 3시52분 수도 방콕의 시리라즈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2009년부터 자주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지난해 담낭 제거 수술을 받았다. 지난달 폐에 물이 차고 신장 기능이 약해졌고 지난 8일에는 인공호흡기를 부착했다.

쁘라윳 찬 오차 태국 총리는 1년간 애도 기간을 가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1972년 장남 와치라롱껀(64)을 지목했다. 하지만 1남 3년 중 셋째인 짜크리 시린톤 공주가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 와치라롱껀 왕세자는 사치와 월권, 잦은 이혼 등으로 널리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

푸미폰 국왕은 70년이나 재위, 세계에서 가장 오래동안 왕의 지위를 누렸다. 수차례 정치적 격변 속에서 중재자로 나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했다. 1946년 즉위해 이후 태국이 무려 19차례의 쿠데타를 겪는 혼란 속에서 국민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1988년에는 고산족의 복지를 개선한 공로로 막사이사이상을 받았다. 2006년에는 극빈자와 취약계층을 위해 헌신했다는 이유로 유엔의 ‘인간개발 평생업적상’을 수상했다.

1973년 군부가 민주화 시위를 벌이던 학생들에게 발포했을 때는 학생들이 피신하도록 궁전 문을 열어 줘 태국 국민들을 감동시켰다. 하지만 2006년 이후 군부와 결탁, 인권 탄압에도 눈을 감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푸미폰 국왕은 1981년 7월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태국을 방문했을 때 수교훈장 광화장을 수여받았다. 1992년에는 정부 귀빈 자격으로 공식 방한한 바 있다.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의 서거와 관련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고인의 "애정과 품위, 온화함"을 언급하며 태국 왕실과 국민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역시 대변인실을 통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 깊은 위로를 전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