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이석 아이틴교육연구소장

[위클리오늘신문사] 터키는 동·서양을 잇는 교역지이자 이슬람 문화를 근간으로 한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중동의 선두 국가이다. 터키의 전통과 관습은 동·서양의 특징들이 고루 반영돼 있으며, 이런 중계자 역할과 자부심은 국제화 시대를 이끄는 소통과 혁신의 문화로 성장하고 있다. 

터키 문화에서 어떻게 전통과 현대가 함께 공존할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철저한 예절 교육에 있다. 

가족으로부터 시작되는 터키의 예절교육은 전통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상대방과 소통하는 법을 엄격하게 가르친다. '비정상회담'에 나오는 터키 대표 ‘에네스 카야’는 어머니에게 대들었다는 이유로 하루 종일 후추를 입안에 가득 물고 서있는 벌을 받았다고 한다. 이는 지나치게 엄격한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그릇되고 경솔한 말과 행동이 얼마나 사회에 위험한 것인지 가정에서부터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터키는 손님으로 방문할 때나 손님을 대접할 때도 예의를 갖출 것을 중시한다. 아무리 친한 지인이라 할지라도 예의가 지켜져야 하며, 예의가 지켜지지 않으면 적으로 간주할 만큼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이러한 것은 커피 예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조리 단계가 복잡하여 많은 정성을 들이기 때문에 커피 대접은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에 대한 예의를 뜻한다. 손님으로 방문할 경우에도 커피에 곁들여 먹을 디저트를 가져가는데, 이는 어떤 목적보다 친구로서 편안하게 대화하고 싶다는 답례를 의미한다. ‘터키쉬 딜라이트’라는 터키식 디저트는 쓴 차와 커피를 위해 만들어진 서로에 대한 배려와 소통이 낳은 터키 고유의 예절문화이다. 

터키의 ‘아흐메트 다부토글루’는 터키의 외무부 장관이면서 정치학자로, 2012년 타임지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이다. 그는 터키 중심의 새로운 중동의 질서 구축할 뿐 아니라 2009년도 10월10일 아르메니아와 터키 간의 오래된 투쟁의 종지부를 찍은 인물이다. 
오랜 세월 동안 앙숙으로 반목을 거듭해온 ‘터키-아르메니아’ 두 나라가 어떻게 화해할 수 있었을까? 아르메니아에서 벌인 터키군의 대학살은 두 나라 관계 형성에 있어 해결해야 할 역사적 숙제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흐메드 장관은 부임 초기부터 아르메니아와 반목하는 관계를 전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오래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먼저 에드바르도 장관을 손님으로 초대해 정중히 대접하였으며 아르메니아에 예의를 다해 존중과 소통의 정신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서로에게 호의를 가지고 무기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우리의 경우 터키와 유사하게 예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최근 핵가족과 맞벌이의 일상화로 인해 ‘밥상머리 교육’은 학교의 역할로 떠넘겨지게 되었다. 가족으로부터 시작돼야 할 예절교육이 사라지면 가족 공동체의 소중함과 타인에 대한 예절을 알지 못해 아이들은 혼란에 빠질 위험이 있다. 아이들에게 청학동에서 무릎을 꿇고 인의예지를 읽는 예절교육보다 우리의 전통인 ‘밥상머리 교육’을 각 가정에서 가르치고 생활화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자신의 그릇되고 경솔한 말이 타인에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가정에서부터 가르쳐 신중함과 배려를 배우게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가정교육은 아이들에게 현실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며, 가족의 소중함 뿐 아니라 자신의 세계를 안정적으로 넓혀 사랑과 평화를 실천하는 글로벌 인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아이틴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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