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대선 관전 포인트

 

<위클리오늘 한기주 기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들이 대선후보들의 지원유세에 나서면 지나치던 유권자들도 발길을 멈추고 주목하기 마련이다. 이번 대선이 여야 1:1 맞대결 구도로 진행되면서 연예인들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각 진영에서는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가수, 배우, 개그맨, 스포츠스타 들을 영입해 유세 현장에 동행하거나 감초 역할을 맡도록 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연예인들의 유세대결도 이번 대선의 관전 포인트다.


박 "설운도·김흥국·최홍만 활동 활발"
문 "이외수·공지영 등 문인 다수 참여"

박근혜 후보를 적극 지지하는 연예인은 설운도, 김흥국, 현미, 현철 씨 등 중견 연예인들과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 씨 등이 꼽힌다. 설운도씨는 박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가장 자주 만날 수 있는 연예인이다. 지난달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부터 박 후보의 충청권 유세 현장에 동행했고, 단순히 박 후보의 연설을 경청하는 것만 아니라 군중에게 박수를 유도하는 등 열성적으로 뛰고 있다. 10년 전 대선 때 정몽준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던 가수 김흥국씨는 박 후보의 선거유세 현장에 참석할 때마다 “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위해 다 함께 힘을 모아달라”며 공개적으로 지지발언을 하고 있다.  

 
‘누리스타’ 유세단이 박 후보 지원 

박 후보를 지원하는 연예인들은 ‘누리스타’라는 이름으로 별도의 연예인 홍보단을 만들어 유세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가수 중에는 설운도, 현미, 현철, 현숙 씨와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인 가수 이주노 씨가 중심 인물이다. 연기자로는 송재호, 심양홍, 전원주, 선우용녀, 김애경 씨가, 개그맨은 한무, 배영만, 심현섭, 이용식, 황기순, 김종국, 김정렬 씨가 참여하고 있다. 누리스타 단장은 중견 탤런트인 송기윤 씨가 맡고 있다. 지난달 누리스타 발대식에는 왕년의 탁구선수인 유남규 씨도 참석해 박 후보 지지 대열에 합류했다. 누리스타에는 현재 연예인과 개그맨, 배우, 스포츠스타 등 120여명의 이름이 올라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주로 유세장에 먼저 도착해 사전 연설을 통해 분위기를 띄우면서 청중을 모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새누리당 김학송 유세지원본부장은 “100여명의 연예인이 박 후보의 유세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후보의 연예인 유세지원팀은 3개 팀으로 구성돼 있는데, 후보 유세 때마다 따라다니는 누리스타 팀과 후보 일정과 관계 없이 ‘행복드림 유세단’에 합류해 활동하는 팀, 지방 시도당 요청에 따라 선거운동을 하는 팀으로 나뉜다. 특히 씨름선수 출신의 최형만 씨를 비롯해 이상운, 김정렬, 김종국, 황기순 씨 등 유명 개그맨 5명은 후보를 따라다니지 않고 전국에서 열리는 박 후보 지원유세 현장을 돕고 있다고 한다. 
 
박 후보 조카 은지원 씨 지지연설  

박 후보의 조카인 방송인 은지원 씨도 박 후보 유세대열에 합류했다. 은 씨는 지난 12월6일 경기 안산시 중앙역에서 열린 박근혜 대선후보 유세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 “(박 후보를) 끝까지 믿어달라”며 박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은 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누이인 박귀희 씨의 손자로서 박근혜 대선후보와는 5촌 관계이다.
연예인 못지 않은 스타급 정치인과 의원들도 박 후보를 돕고 있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할말은  하는 스타일인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정몽준, 김태호, 이자스민 의원, 이혜훈, 원희룡 전 의원, 이준석 전 비대위원 등이 인기가 높다. 이들은 박 후보가 방문하지 못하는 지역을 집중적으로 찾아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도 지명도 있는 인기인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만 별도의 연예인 유세단을 구성하지 않고 유명인들을 유세에 참여시켜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연예계 인사들보다는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많은데, 김한길 전 최고위원의 부인인 탤런트 최명길 씨를 비롯해 문성근 전 대표 권한대행, 명계남 씨 등이 대표적이다. ‘친노’를 대표하는 유명인사인 문성근 씨는 서울 광화문 유세와 부산 유세 등 중요 유세현장에서 문 후보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나꼼수’를 기획한 공연기획자 탁현민 씨도 문 후보를 적극 돕고 있다. 
 
개그맨 임혁필 문 후보 적극 지지  

연예인 중에는 개그맨 임혁필 씨가 적극 뛰고 있다. 임혁필 씨는 문 후보의 시민캠프 SNS 지원단이 운영하는 ‘문재인TV 시민방송 시즌2’ 생방송 진행을 맡기도 했고, 과거 문 후보의 ‘사람 먼저’ 철학을 소개하는 샌드 애니메이션 영상 ‘다시, 사람’을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서울 광화문 유세에서 애국가를 부른 가수 전인권 씨, 노래 ‘바위섬’으로 유명한 가수 김원중 씨 등도 지원 유세에 나서고 있다. 
대학생 등 젊은층에게 어필하는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씨도 광화문이나 홍대입구 등 문재인 후보의 유세 현장에 자주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권교체를 위한 단식에 들어간 소설가 공지영 씨를 비롯해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건축가 승효상 씨도 문 후보를 지원하는  멘토단이다. 
문 후보 지지자들 가운데는 특히 문인들이 많다. 문 후보는 ‘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리는 소설가 이외수 씨로부터 영상을 통해 지지의사를 받아내 사기가 올라있다. 도종환 시인은 문 후보의 유세 때 마이크를 잡고 사회를 보는 일이 많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인 도종환 시인은 자신의 시에서 이름을 딴 담쟁이캠프에서 보여지듯 문 후보 캠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한번이라도 누구에게 뜨거운 사람이었더냐”는 시로 유명한 안도현 시인도 문 후보 유세 현장에 자주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소설가 백가흠, 시인 신경림, 김민정 씨도 문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이창동, 이준익, 변영주 감독 문 후보 적극 지지 

이밖에도 ‘이등병의 편지’로 유명한 작곡가 김현성 씨, 영화감독 이준익, 이창동, 변영주 감독, 김조광수 씨, 네손가락의 피아니스트로 유명한 이희아 씨, 드라마 ‘다모’의 작가 정형수 씨 등이 문 후보의 지지자들이다. 특히 지난해 영화 ‘화차’를 제작한 변영주 감독은 트위터를 통해 “내 심장에게 물어보며 내린 결정은 야권단일후보 문재인 후보를 지지합니다. 비판적 지지도 아니고 어쩔 수 없는 선택도 아니고 진심으로 지지합니다”라는 글을 게재하며 문 후보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연예인들의 유세지원과 관련해 민주당 서영교 공동유세단장은 “문 후보는 연예인 유세를 따로 하지 않고 콘서트 형식의 유세에 연예인들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수와 탤런트 중심인 박근혜 후보와 문인과 영화인 중심인 문재인 후보의 연예인 유세 대결이 누구의 승리로 끝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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