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금융으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이하나 기자] 최순실씨의 대통령 연설문 수정 의혹이 일며 잠적했던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55)이 28일 "최 씨를 이전에 전혀 몰랐고, 연설문을 중간에 누가 손댔다고 의심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한국증권금융 상근 감사로 재직하고 있는 조인근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여의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설 자료를 대통령께 올리면 대체로 큰 수정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연설문은 통상 정호성 부속비서관에게 넘겼다"며 "대통령 연설문은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판단하는 것이어서 중간에 연설문이 이상해졌다는 의심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올 초 사석에서 "대통령 연설문을 작성해 올리면 이상해져서 돌아온다"는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한 지난 25일 머니투데이의 보도에 대해서는 "그런 말 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조인근 전 비서관은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온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지난 25일 이후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잠적했다 이날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인근 전 비서관은 최순실씨 컴퓨터에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44건 등 청와대 내부 문건 파일이 들어 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출 경위에 개입했을 것으로 추측됐다. 

JTBC의 보도에 따르면 연설문이 유출돼 최순실씨에게 전달된 의혹 시점으로 알려진 기간인 2012년 12월~2014년 3월 연설기록비서관은 조 전 비서관이었다.

조인근 전 비서관은 '대통령의 펜'으로 불린다. 박 대통령과 2004년 천막당사 시절 인연을 맺어 10년간 박 대통령의 연설물을 도맡아 작성했다. 그는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2013년부터 3년 5개월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지내다 지난 7월 자진 사퇴했다. 이후 지난 9월 2일 한국증권금융 감사로 선임돼 낙하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학교 출신으로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한편,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최순실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다 알았지. 그걸 몰랐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은 지난 2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국가운영체제와 개헌 토론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친박의 핵심이었거나 핵심이라면) 최순실을 본 적은 없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몰랐지만, 박근혜 대통령 옆에 최순실이 있다는 걸 다 알았다"고 말했다. 

SNS에서는 조인근 전 비서관의 이날 발언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최순실은 연설문만 고쳐줬다고 하고 조인근은 아무도 연설문을 안고쳤다고 한다", "짜여진 각본이 얼마나 허술한지 너무 잘 보인다" 등의 글을 올렸다. 

대통령 연설문은 경제, 교육문화, 고용복지 등 각 수석실에서 초안을 올리면 이를 연설기록비서관실에서 모으고 수석실이 다듬어 독회를 거치는 등의 절차를 밟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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