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서 공화당 정권교체보다 재집권시 주가 더 올라

▲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 결과에 전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증시 관계자들도 누가의 당선이 유리한 지를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그래픽=뉴시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예측불허의 접전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8일(현지시각) 대선을 앞둔 미국은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노리는 힐러리(민주당) 후보와 억만장자 사업가출신 트럼프(공화당) 후보의 맞대결 결과는 개표함이 열리기 전까지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초박빙 무드다.

세계 정치·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의 차기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 만큼 누가 되느냐에 따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확연히 달라질 전망이어서 국내 재계와 산업계가 바싹 긴장하고 있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미 대선 결과가 한국 증시에 미치는 효과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힐러리가 상대적으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쓸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트럼트가 당선돼야 증시에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힐러리 옹호론자들은 통계적으로 공화당 집권 때보다 민주당 집권 때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고 강조한다.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가 당선돼야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얘기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1928년 이후 미국 정권이 민주당에서 민주당으로 재집권됐을 때 뉴욕 증시의 스탠다드푸어스(S&P) 지수는 당선 후 1년 동안 평균 10% 상승한 반면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정권교체됐을 때 10% 내외의 하락세를 보였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1928년 이후 대선 전후 주가 추이를 보면 민주당에서 민주당으로 정권이 이양됐을 때 지수 흐름이 가장 양호했다"고 전제하며 클린턴 당선 시 내년 연간 10% 이상의 주가 상승이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분석에서도 1940년 이후 민주당 집권 시기에 S&P지수는 평균 45.3% 올랐고, 공화당 집권 때는 평균 24.5%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의 대통령 재임기간은 루즈벨트, 트루먼, 케네디, 존슨, 카터, 클린턴,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한 총 40년으로 공화당의 대통령 재임기간은 아이젠하워, 닉슨, 레이건, 부시 대통령이 재임한 총 36년보다 4년 많다.

정권별로 미 증시는 닷컴기업이 약진했던 민주당 빌 클린턴 정권 시절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그 다음은 공화당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로 나타났다.

정권교체 이후 전 대통령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민주당 대통령은 케네디, 카터, 클린턴, 오바마 등 4명이다.

공화당 다운 경제정책 속에서 전임 대통령보다 높은 증시 상승을 동반한 것은 레이건 대통령 시기가 거의 유일하다.

배우 출신의 레이건 대통령은 '레이거노믹스'로 일컬어지는 공급 중심의 경제 정책과 플라자 합의를 통한 외환정책의 믹스로 미국 경제의 호황을 이끌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를 레이건 전 대통령과 비교하며 적어도 주가 측면에선 트럼프가 당선돼도 긍정적인 요소가 많을 것으로 분석한다.

적대적 관계인 국가들에 대한 강경한 대외 정책과 감세를 통해 경제 안정화를 추진한 레이건 대통령이 부임 초기엔 불안감이 높아지며 주가가 하락했지만 플라자 합의 이후 미 달러 약세로 상황이 바뀌면서 결국 주가가 상승했다.

트럼프도 마찬가지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란 대선 구호를 사용하며 자신이 레이건의 영광을 재현할 적임자라고 강조한다.

특히 트럼프는 힐러리에 비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측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가 당선돼 정책금리 동결기간이 길어지면 미 달러 역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승리하면 미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약화된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힐러리에 비해 극단적인 보호무역을 강조하고 있어 우리나라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방위분담금 지불에 대한 의지가 강력해 전반적인 경제위축에 따른 증시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게 사실이다.

증시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힐러리의 공약들이 전반적으로 오바마 정책을 승계하고 있어 힐러리 당선으로 미 경제 환경이 급격하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불확실성이 높은 트럼프에 비해 힐러리가 최종 승자가되는 게 단기적으로 주식시장 안정엔 득이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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