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이석 아이틴교육연구소 소장>

[위클리오늘신문사] 포르투갈어를 쓰는 브라질은 인구수 세계 5위, GDP 9위에 해당할 만큼 남미 국가들 중 가장 발전한 나라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73위에 머무른다. 브라질은 축구를 통해 인종 간 갈등을 화합으로 이끌고 있으며, 국민들 역시 축구를 국가의 긍지와 자부심으로 여기고 있다.

브라질 축구를 ‘삼바 축구’라고 부른다. 브라질 축구를 보고 있으면 경쾌한 삼바 리듬과 함께 플레이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는 끊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어지는 삼바 리듬과 브라질 민속무예(카포에라 스텝)가 조화된 모습이라고 한다. 브라질에서 민담의 주인공 ‘말란드루’(malandro)'는 내일 당장 먹고 살 걱정보다는 상대를 카포에라 한 방으로 시원하게 해치우는 멋진 신사로 표현된다. 그는 오랜 식민 수탈의 역사 속에서 브라질의 국민성이 투영되면서 낙천적인 인물로 전승되어 왔다.

뛰어난 재주와 유머, 낙천성을 가진 말란드루, 이렇게 말하는 순간 우리는 호나우두, 호마리우, 히바우두, 호나우지뉴, 호빙유 등 브라질 최고의 플레이어들을 떠올리게 된다.

브라질은 어떻게 축구 강국으로 발전했을까? 브라질의 축구교육은 어릴 때부터 시작된다. 장난감이 공밖에 없는 경제적 상황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아이들이 축구 경기가 아니라 '공'이라는 모두의 놀이를 공유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브라질의 축구가 단순히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뿐 아니라 팀워크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부각시켜 준다. 브라질의 ‘팀워크 교육’은 축구라는 놀이를 통해 자신의 기초적인 실력뿐 아니라 팀원 간의 협력과 화합, 그리고 소통정신을 가르치고 있다.

브라질의 대표적인 축구 선수인 호나우두(Ronaldo)는 비록 선수치고는 키가 작고 날렵해 보이지 않아 차별을 받았지만, 뛰어난 기량을 인정받아 17세라는 나이에 월드컵 출전권을 얻었다. 그는 스페인 명문 바르셀로나 팀에서 뛰면서 49경기 47골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겼고,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의 축구선수로 꼽혔다.

1998년, 최고의 명성을 날리던 그가 시합 도중 쓰러져 간질 발작을 일으키면서 그의 선수생활은 이내 정리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는 브라질 국민성으로 대표되는 말란드루의 낙천성과 소통정신으로 재활훈련을 통해 다시 일어섰다. 그 결과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득점왕이 되어 브라질에 우승컵을 선물하였다. 그는 90년대 해외 축구를 본 전 세계 팬들에겐 거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고 10년 연속 최고의 선수로도 뽑히기도 했다.

한국의 스포츠 교육은 한 명의 스타를 부각시키고, 그 스타를 롤모델로 삼아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물론 이러한 스타 시스템은 유명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목표를 설정하고 달리는 건전한 경쟁 구도를 유지할 수 있지만, 막상 팀 전체가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경기 본선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팀원 사이에 소통과 협력이 없으면 개인의 능력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팀워크란 단순히 남을 돕기에 내가 손해 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의 협력을 통해 나의 가능성과 한계치를 파악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개인주의가 점차 팽배해지고 있는 현재 이런 팀워크를 강조한 교육활동의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학교에서 이러한 팀워크 활동은 소통과 협력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발전할 수 있는, 온건한 공동체 지향성을 지닌 아이로 자라나게 할 것이다.

<아이틴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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