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39.8원에 마감…장중 한때 1340.2원까지 치솟아
미국 금리인상 우려, 주요국 통화 약세 등 환율 급등 이끌어
증권가 연구원 “하반기 환율 고점 1350원보다 높을 수도”

▲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년여 만에 1340원을 돌파한 가운데 하반기에 1350원을 상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22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9.6원 오른 달러당 1335.5원으로 시작해 장중 한때 1340.2원까지 치솟은 이후 1339.8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34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와 함께 ▲위안화, 유로화 등 주요국 통화 약세 ▲무역수지 적자 확대 등이 겹치며 원/달러 환율 급등을 이끌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 공개를 통해 2%대의 물가상승률이 나타날 때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오는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75bp(0.75%p)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해 ‘빅스텝’(50bp 금리인상)이 아닌 ‘자이언트 스텝’(75bp 금리인상)이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FOMC에서 ‘빅스텝’이 나올 가능성은 64.5%로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35.5%를 크게 상회했지만, 불러드 연은 총재 발언 이후 ‘빅스텝’과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은 각각 53.0%, 47.0%로 격차가 좁혀졌다.

미국 금리인상 우려와 함께 중국 위안화와 유럽연합(EU) 유로화의 가치가 동반 하락하며 달러화 강세 현상을 부추겼다.

중국의 경우 ‘제로코로나 정책’에 경기침체 현상이 심해지며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고, EU는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따른 겨울철 에너지 대란 우려에 유로화 가치가 떨어졌다.

아울러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66년 만에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점도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54억7000만달러(약 34조610억원)로 무역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후 66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올 하반기에 1350원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연준의 매파적 기조와 미·중 갈등 상황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달러 강세를 이끌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1340원 이상도 돌파 가능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뒤이어 "유의미한 경계선 중 하나인 1330원선이 뚫렸기 때문에 추이를 봐야겠지만, 하반기 고점을 1350원보다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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