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9회 대종상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성공 개최를 다짐하고 있다. 참석자는 왼쪽부터 권동선 조직위원장, 김덕룡 집행위원장, 배우 주상욱, 배우 박신혜, 정인엽 부이사장, 김재윤 명예조직위원장. 사진=이원국 객원기자


49회 시상 앞두고 사단법인화, 심사위원 53명 인터넷 공모
투명성-공정성 확보 주력, 김덕룡 전 의원 집행위원장 추대

“국내 최고 간판 영화제인 대종상영화제가 제대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까.”
49회째를 맞이한 대종상영화제를 바라보는 영화계의 주된 관심이다. 이 영화제는 1962년 제1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반세기 가까이 이어져왔다. 이번 대종상에는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을 비롯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범죄와의 전쟁>, <건축학개론> 등 2011년 하반기부터 2012년 상반기까지 개봉된 총 40여 편의 영화가 출품됐다.


9월 27일까지 예심을 거쳐 30여 작품을 1차 선정하며, 10월 8일부터 21일까지 본심을 거쳐 10월 30일 여의도 KBS홀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 19개 부문에 걸쳐 시상한다. 또 집행위원회가 선정한 비경쟁 특별시상 부문인 영화발전공로상, 심사위원특별상, 남녀인기상, 특별기술상, 특별인기상도 수여된다. 9월 24일과 25일에는 서울시청 광장에서 개막식과 함께 두 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대종상에는 여러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대한민국 최고(最古) 영화상, 정부가 설립한 영화상, 유일한 국고지원 영화상,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상 등이다. 그러나 이런 수식어 뒤에는 항상 심사기준의 불공정성, 심사과정의 불투명성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면서도, 늘 불신 당하는 영화제였던 셈이다.

▲ 홍보대사로 선정된 탤런트 배우 주상욱과 박신혜에게 홍보대사 위촉장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이원국 기자

이런 대종상이 올 들어 변화를 모색하고 나섰다. 가장 주목할 점은 대종상영화제가 지난 3월 초 영화인총연합회 총회 승인을 거쳐 사단법인으로 출범한 것. 대종상은 1962년 문교부를 시작으로, 예총, 영화인협회로 행사 주관처가 이전되다가 1971년 10회 때부터 영화진흥공사가 1985년까지 15년간 주도했고, 1986년 25회부터는 관주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영화인협회에서 주최하였다. 1993년 32회 때에는 삼성그룹의 재정지원으로 민간주도로 일시 돌아서다 말았고, 그 후로 지난해까지는 한국영화인총연합회에서 대종상영화제를 주최했다.


그러다가 금년 3월 숱한 논의를 거쳐 ‘사단법인 대종상영화제’를 창설하였다. 이사장에 신영균, 부이사장에 영화인총연합회장 정인엽, 조직위원장에 권동선 씨가 각각 선임됐다. 대종상의 사단법인화는 영화상이 정부나 미디어 등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브랜드로 거듭남을 의미한다. 지난 8월 10일 한국영화기자협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유지나 교수가 주장한 ‘미디어와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현장 영화인 중심의 운영 체제’로 전환된 것이다. 유 교수는 당시 영화제 개최시기를 영국 등 외국 영화제처럼 2~3월로 조정하면 대종상이 부활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 22층 루비홀에서는 제49회 대종상영화제 1차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대종상의 변화와 관련한 다양한 의제가 거론됐다. 사단법인은 이미 진행된 사단법인화를 비롯해 개최시기의 2~3월 조율 검토, 심사위원의 인터넷공모, 방송과의 공개입찰 등을 발표했다.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내용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인터넷을 통해 심사위원을 선정한 점. 사단법인 대종상영화제는 감독협회에 의뢰해 200명의 신청자 중 53여 명을 심사위원으로 선정했다. 권동선 조직위원장은 “국민이 즐기며 공감하는 영화제, 맏형 영화제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심을 많이 했다”며 “정치인, 기업인, 일반인 모두가 참여하는 영화제가 되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 정인엽 부이사장, 권동선 조직위원장, 김덕룡 집행위원장, 김재윤 명예조직위원장. 임종호 부위원장. 사진=이원국 기자

정부지원·기업 동참 절실
내년 50회 땐 최고 영화제 자리매김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지난 총선에 불출마한 김덕룡 전 5선 국회의원(71)이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끌었다. 김 집행위원장은 영화계 인사가 아닌 정치인이 집행위원장이라는 지적에 대해 “국회에서 스크린쿼터 지원활동, 문화 관련 분야의 입법 및 예산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며 “앞으로 대종상이 새로운 체제로서 중립성, 독립성을 유지될 상황에서 차출되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영화제가 영화인만을 위한 것’이라는 편견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명예조직위원장으로 참석한 민주통합당 김재윤 의원은 “최고 역사를 가진 권위 있는 대종상영화제에 문화부가 2억 원, 서울시는 1억 5000만 원, 도요타자동차가 4억 원을 각각 후원했다”며 “대종상이 빛나려면 정부지원을 늘리고, 기업의 동참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출석하지 않았으나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도 명예조직위원장에 추대됐다. 홍보대사로는 배우 주상욱(34)과 박신혜(22)가 선정됐다.


조직위원회는 49회 대종상영화제를 사단법인 중심으로 출범시켜 50회 대종상영화제는 명실공히 한국 최고의 영화제, 투명한 영화제, 공정한 심사 영화제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영화인은 물론 정치인, 기업인, 일반인 모두가 참여하는 세계적인 영화제를 목표로 삼고 있다. 반세기 만에 변화를 모색하며 용틀임하는 대종상영화제가 금년 영화제 시상식을 거쳐 50주년인 내년까지 얼마나 명예회복이 가능할지 주목할 일이다.
                                                                                                                                  

▲ 취재 열기가 뜨거웠던 기자 회견장. 사진=이원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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