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62.6원에 마감…13년 4개월여 만에 1360원대 돌파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 한국 무역적자 등 환율 급등 이끌어
증권가 연구원 “환율 안정 위해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 해소 절실”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원/달러 환율이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처음으로 1360원대를 돌파했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2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1원 오른 1356.0원에 출발해 장중 한때 1352.6원까지 내렸지만 오후 들어 급등하며 1362.6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360원대를 돌파한 것은 리먼 사태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1일 장중 1367.0원 고점을 찍은 이후 약 13년 4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29일 1350원대를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은 뒤이어 31일 1352.3원까지 올라 장중 연고점을 경신했고, 이날 1360원대를 돌파해 연고점을 재차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 이유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 ▲유로·위안·엔 등 주요국 통화 가치 하락 ▲역대급 무역적자 등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우리는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기 위해 금리인상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해 미국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인상될 우려가 커졌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75bp(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은 74%로 ‘빅스텝’(50bp 금리인상) 가능성인 26%를 압도하고 있다.

시장 전망에 따라 미 연준이 오는 20~21일로 예정된 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경우 한미 양국 간 기준금리 격차는 75bp까지 벌어진다.

아울러 유럽연합(EU) 경제가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로 인해 침체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로화 가치가 떨어진 가운데, 중국과 일본의 저금리 정책이 위안화 및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달러 가치가 급등했다.

주요국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일 109.975까지 치솟아 지난 2002년 6월 이후 약 20여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달 우리나라 무역적자가 94억7000만달러로 무역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점도 원/달러 환율 급등을 이끌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대외 악재가 산적해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 해소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이달 원/달러 환율에 큰 영향을 끼칠 이벤트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장관회의(5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7~8일) ▲유럽연합(EU) 에너지장관회의(9일) ▲미국 FOMC 회의(20~21일) ▲이탈리아 총선(25일)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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