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 2779개 기업 설문조사 결과 발표

▲ 중소기업들이 경제불확실성으로 내년도 경기전망을 대체로 비관적으로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들이 밀집해있는 구로디지털밸리 전경.<사진=산업단지관리공단>

[위클리오늘=임종호 기자] 온갖 대내외 악재 속에서 대한민국 경제가 사면초가의 위기에 내몰린 가운데 중소기업들이 내년 경기를 매우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데다, 최순실게이트로 인한 탄핵정국과 조기대선에 따른 정국불안과 미국의 트럼프정부 출범을 계기로 예상되는 보호무역주 강화 여파로 결국 국내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보다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15일부터 22일까지 전국 2779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17 중소기업 경기전망 및 경제환경 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기업 10곳 중 9곳은 내년 경기 전망에 대해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조사 결과 중소기업의 87.8%는 2017년 경기가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약 9곳이 내년 경기를 비관적으로 본 것이다.

올해 중소기업 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혹독한 시련기를 맞았던 2008~2009년을 능가해 1998~1999년 IMF 외환위기 시기에 비유될 정도로 부진한데, 내년 경기는 올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나빠질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내년 중소기업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도 마찬가지다. SBHI는 전년(86.2) 대비 3.1포인트 하락한 83.1을 기록하며 3년 연속 내리막세다. 바닥을 알 수 없는 형국이다.

SBH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다음달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 업체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는 업체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100미만이면 반대다.

내년도 경제성장률 예상치도 주요 국내외 신용평가기관이나 연구기관이 예측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2.2%로 예상됐다. 최근 KDI가 내놓은 내년 경제성장률 예상치 2.4%와도 0.2%포인트 차이난다.

내년 경영목표로는 원가절감 등 내실경영(42.9%)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불투명한 경제상황 속에서 보다 보수적으로 사업계획을 마련, 경영안정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음으로는 거래처·판로 확대가 37.5%로 뒤를 이었으며 신제품개발 등 기술경영(10.8%)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에선 또 경기부진으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 의지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중소기업 중 고작 9.3%만이 내년도 설비투자계획이 있다고 밝힌 것이다.

설비투자에 대해 '아직 미정'이라는 응답도 36.2%에 달했다. 이는 최근 정치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커져 중소기업들이 대체로 설비투자를 망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소기업을 위한 최우선 정책과제로는 '내수활성화 정책'이 53.6%로 압도적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는 '금융·세제 지원'(12.3%), '규제완화(9.1%) 등이  순이었다.

반면 내년도 경제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내수회복 불확실성'(54.9%)을 꼽았다. 이 밖에 '대선 등 정치이슈'(12.9%)에도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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