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월세 가구 비율이 처음으로 전세 가구 비율을 넘어섰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임종호 기자] 지난해 월세 가구 비율이 처음으로 400만 가구를 돌파하며 전세 가구 비율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남의 집 살이가 얼마나 팍팍했는 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세값 상승과 은행의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서로에게 유리한 월세를 선호하면서 월세가 전세를 넘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대 변화에 따라 1인 가구가 보편화되면서 20대의 월세가구가 크게 늘어난 것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 결과-인구·가구·주택 기본특성항목'에 따르면 2015년 월세 거주 가구는 436만8000가구로 전체(1911만2000가구)의 22.9%를 차지했다. 5년 전에 비해 2.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우리나라 월세 거주 가구는 2000년 180만3000가구(12.6%) 수준이었으나 2005년 272만8000가구(17.2%), 2010년 349만 가구(20.1%) 등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전세 거주 가구는 2010년 376만6000가구(21.7%)에서 지난해 296만1000가구(15.5%)로 줄었다. 전체 가구 대비 구성비는 5년 사이 6.2%포인트나 감소했다.

1975년 관련 통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월세 거주 가구 비중이 전세 비중을 넘어섰다.

전세가구 감소세는 수도권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수도권 전세가구 비중은 22.5%로 2010년보다 7.6%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 전세가구 비중은 9.5%로 5.2%포인트 감소했다.

월세가구 증가세도 수도권에서 더 컸다. 수도권 월세가구 비중은 25%로 3.4%포인트 증가했고 비수도권 비중은 20.8%로 2.1%포인트 증가했다.

월세는 20대 이하 가구의 대표적 주거형태로 자리잡았다. 20~29세의 경우 8.0%포인트 증가한 60.1%, 20대 미만은 5.7%포인트 증가한 74.6%였다.

반면 전세가격이 상승하면서 30~40대는 자기 집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30대의 자기집 비율은 2.4%포인트 상승한 39.2%, 40대는 1.5%포인트 상승한 53.8%였다.

1인가구 주거 형태 중에서는 월세가 221만3000가구로 전체의 42.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는 2010년보다 57만7000가구 증가한 것으로 전체 1인가구 증가분인 106만1000가구의 54.4%에 이른다. 1인가구 중 자기 집에 사는 경우는 175만가구로 33.6%, 전세는 83만1000가구로 16.0%였다.

이재원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전·월세시장의 공급자 측면에서 이자율이 낮기 때문에 월세를 선호하는 영향이 반영됐다"면서 "수요자 측면에서는 전세 가격이 많이 올라 인상분을 충당하지 못해 월세로 전환하는 요인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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