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장기화 됨에 따라 계란값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제과·제빵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 전재은 기자] 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계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계란 품귀가 심화돼 계란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제과·제빵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계란 수급이 빠듯하게라도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AI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빵생산을 대폭 줄이거나 중단까지도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업계관계자들이 울상이다.

제과·제빵업계가 유독 AI로 인한 타격이 큰 이유는 계란이 빵의 주재료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계란은 유통기한이 짧은데다가 그동안 수입 의존도가 제로에 가까워 AI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제과·제빵업계에 따르면 AI로 인해 계란값이 치솟으면서 연말 성수기를 맞은 제과·제빵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확인 결과 특란(중품) 30개 한 판 가격의 경우 AI 발생일인 지난달 16일 5678원에서 지난 19일 6605원으로 22.1%나 뛰었다.

서울의 일부 매장은 8000원을 넘기기도 했으며, 장기화될 경우 30알짜리 계란 한 판에 1만원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매출 성수기인 크리스마스·연말 시즌을 앞두고 계란 사용량이 많은 케이크 및 쿠키, 비스킷 등의 생산에 큰 차질이 염려되고 있다.

제빵업계의 경우 계란이 주원료 중 하나이며 빵과 케이크, 샌드위치 등 주요 제품에 계란이 사용된다. 1일 유통 물량 기준으로 60~70t을 사용될 정도로 물량 확보가 중요하다.

연중 크리스마스 연휴에 가장 많이 판매되는 케이크의 경우 반죽에 많은 계란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자칫 공급이 부족해지면 대목 장사를 할 수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뚜레쥬르 및 한식 뷔페 계절밥상 등을 운영하는 CJ푸드빌 관계자는 "계란 공급이 어렵지만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만큼은 아니다"라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수급이 어려워지는 내년 초 까지도 계란파동이 이어질 경우 정부가 계란 수입 추진 방침을 밝힌 만큼 내부적으로 수입 여부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지금 당장 계란 수급이 어느정도는 가능하지만 AI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에서 새로운 공급처를 추가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수입 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직접적인 피해는 제빵업계보다 덜하지만 제과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AI 사태 장기화로 원료 수급이 불안정하게 되면 원가 압박, 생산 감소 및 중단 등 타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제과 제품에 계란이 많이 사용돼 어려운 실정이지만 생산량 감소 및 중단을 논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만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대책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태제과 관계자도 "당장의 생산물량에는 큰 여파가 없지만 계란 수급량이 불안정할 경우 타격을 피할 수 없다"며 "AI사태 및 계란 수급량 등에 대해 면밀히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계란 대란'을 막기 위해 산란용 닭과 계란의 수입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번식용 닭인 산란종계 뿐만 아니라 알을 낳는 산란 실용계도 수입되도록 유도하는 한편 항공운송비 지원 등을 통해 계란 수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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