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019년6월까지 2조2천억 투입

▲ 한국반도체협회장이자 SK하이닉스 대표인 박성욱 부회장이 지난 5월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세계반도체협의회 총회' 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임종호 기자] SK그룹 주력 계열사중 하나인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2조2천여억원을 투입해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을 대폭 강화한다.

지난 21일 50대 CEO들을 전면 배치하며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단행한 SK그룹이 내부 분위기를 추스린데 나온 첫번째 공격적 행보란 점에서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전세계적으로 급증하는 낸드플래시 수요에 대응, 청주 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 내 23만4천㎡ 부지에 신규 공장을 신축키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다음달 설계에 착수해 내년 8월 착공, 2019년 6월까지 반도체 공장 건물과 클린룸을 갖춘다는 목표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양산에 필요한 반도체 생산장비의 투입 시기는 글로벌 반도체 수급상황과 회사의 기술 역량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이번 청주공장 설립은 작년 8월 경기도 이천공장 M14 준공식에서 선언한 중장기 투자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함께 양강체제로 굳어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총액 46조원을 투입,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에 M14를 포함한 총 3개 반도체 공장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었다.

SK하이닉스가 청주에 대규모 낸드플래시 공장을 신축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이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다가 생산능력에 따라 시장지배력과 가격경쟁력이 달라지는 반도체산업 특성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세계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빅데이터, IT기기 성능 향상 등 ICT(정보통신기술) 환경의 고도화로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낸드플래시 시장은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확산, 스마트폰 고용량화 등으로 인해 3D 제품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08년 준공한 청주공장의 낸드플래시 생산능력을 꾸준히 확충해왔고 내년부터 복층 공장인 이천 M14의 위층에서도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하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충당하기엔 한계가 있다.

SK하이닉스로선 3D 제품이 견인할 중장기 낸드플래시 시장 확대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생산기반의 선제적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공장 건설과 생산라인 셋업에 통상 3년 이상의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에 청주 공장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 편입 직후인 2012년 반도체업계의 설비투자가 축소되는 상황에 최태원 회장의 결단으로 시설 투자를 10% 이상 확대하는 선제적 투자를 단행, 수요증가시 큰 효과를 봤던 전례가 있다.

21일 인사개편에서 박성욱 사장이 부회장급으로 승진한 것도 이번 대대적인 설비투자와 무관치않다. 박 부회장은 특히 SK그룹 미래사업의 중심축으로 역할이 확대된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ICT위원장을 맡았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기술 경쟁력 확보 및 실적 개선에 큰 공로를 한 박성욱 부회장에 보다 힘이 실릴 것이란 점에서 향후 이 회사의 공격적인 설비투자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성욱 부회장은 "청주에 건설되는 신규 반도체 공장은 4차 산업혁명 등 미래를 대비하는 SK하이닉스의 핵심기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청주공장 설비투자와 함께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에 있는 기존 D램 공장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보완 투자도 나선다.

2006년 준공된 우시공장은 지난 10년간 SK하이닉스 D램 생산의 절반을 담당해왔으나 향후 미세공정 전환에 필요한 공간이 부족해져 생산량 감소 등 효율 저하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돼 증설 투자에 나서게 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7월부터 2019년 4월까지 9천500억원을 투입해 우시 공장 클린룸 확장을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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