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국시장 전망 보고서' 발표, "실질수요회복 관건"

▲ 한국 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탄핵정국에서 비롯된 정치리더십 부재가 경제회복을 짓누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임종호 기자] 최근 원자재와 원유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 우리나라 경제회복의 청신호가 켜졌으나 정치적인 이슈로 인해 내년 경제 전망은 살얼음판과 같다는 지적이 나왔다.

달러화 강세로 인한 환율 상승과 산유국들의 감산 담합에 의한 국제유가 상승 등 원자재가격 반등으로 최근 우리나라 경제는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수출이 지난달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수요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중장기적으로는 경기침체를 겪게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맥쿼리증권은 최근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Walking on thin ice)'는 제목의 한국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경제의 회복 조짐을 언급하면서도 여러가지 악재가 도사리가 있다며 한국 경제 전망을 '살얼음판'(ice)에 비유했다.

맥쿼리의 주장은 지난 2년간 하락세를 지속했던 원자재·원유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한국경제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실질수요 회복 여부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경기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단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소비자물가지수가 2.0% 가까이 회복되고, 무역도 소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국내총생산(GDP) 성장세도 지난 2년 부진에서 벗어나 크게 높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성장이 가능해지려면 실질수요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최근 국내외 신용평가기관과 경제연구소들이 줄줄이 내년도 한국의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주장이어서 주목된다.

보고서는 "원자재와 국제유가의 상승은 초반에는 리플레이션(reflation)을 가져오겠지만 결국 실질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오히려 경기침체, 즉 스태그네이션(stagnation)을 초래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스태그네이션이란 보통 1년 정도 경제성장률이 2% 안팎의 저성장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맥쿼리 보고서는 한국 경제가 적어도 2018년 부터는 다시 3% 이상의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으로 암시하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가 완벽하게 회복세로 돌아서기 위해선 실질수요 회복 여부가 중요하며, 이 가능성의 중요한 변수가 트럼프노믹스란 점을 강조했다.

내년 1월 중순 출범을 앞둔 미 트럼프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 등 몇몇 분야에서 한국 경제 회복을 견인할 호재가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보고서는 다만 세계 경제의 흐름이 탈세계화(de-globalisation)와 신 보호무역주의로 빠르게 이전, 국제무역이 많은 압박을 받고 있어 한국을 비롯한 각 국가는 일자리와 소득 증대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특히 최근의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해 "정치 리더십 부재가 한국 경제를 짓누를 수 있다(Lack of political leadership could weigh Korea down)"며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압도적인 탄핵 결의 이후에도 헌법재판소 판결 등 후속절차가 남아있고, 헌재가 탄핵을 인용한다고 해도 대선까지는 2개월의 시간이 필요해 정치 리더십의 공백이 상당기간 계속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맥쿼리는 이에 따라 한국이 새 대통령을 맞이한 미국 등 주요 상대국과 현안 논의를 제대로 못하고 관련 정책 결정도 적절히 추진하지 못하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이는 중장기 성장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맥쿼리는 탈세계화 리스크를 언급하면서 내년 코스피 지수 상단을 2150선에서 2100선으로 하향 조정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KB금융, 현대해상, 에스오일, 포스코, 롯데케미칼, 한샘, 네이버, 이마트 등을 내년도 증시에서 주목해야할 최선호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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