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소비자심리와 체감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7년여 만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 한국은행

[위클리오늘=임종호 기자]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12월 소비자심리와 체감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여 만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과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해 경기 불안감이 팽배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갈수록 나빠지는 소비자들의 생활형편이 앞으로도 지출을 줄일 것으로 보여 '소비절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6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4.2로 집계돼 11월(95.8)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2009년 4월(94.2)이후 최저 수준이다.

CCSI란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 2003년 1월~2015년 12월 장기 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낙관적임을, 작으면 비관적임을 각각 의미한다. 한은은 지난 13∼20일 전국 도시의 22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CCSI는 올해 5월 99.2에서 6월 98.8로 떨어졌다가 7월 100.9, 8월 101.8로 올랐으며 이후 9월엔 101.7, 10월 101.9로 보합권을 유지해오다 11월에 95.8로 하락했다.

부문별로 보면 현재의 경기판단과 생활형편이 전월보다 악화됐고 소비지출과 임금수준의 전망 지수도 하락했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를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 CSI는 11월(60)보다 5포인트 떨어진 55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34를 기록한 이후 7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현재의 경기가 6개월 전보다 나빠졌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전월보다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6개월 뒤의 경기 전망을 의미하는 향후 경기전망 CSI는 65로 11월보다 1포인트 상승했지만 기준선(100)에는 한참 못 미쳤다.

현재생활형편 CSI는 11월 90에서 12월 89로 1포인트 떨어졌다. 2015년 7월(89)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낮다. 소비지출전망 CSI도 11월 106에서 12월 103으로 3포인트 내렸다.

경기와 생활형편이 나빠졌다고 판단한 소비자들이 앞으로 소비지출을 줄일 것으로 보여 내년 상반기까지 '소비절벽'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주택가격전망CSI는 11월 107에서 12월 97로 10포인트 떨어졌다. 이 지수가 기준선인 1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3년 2월(95)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앞으로 1년 후의 집값이 현재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응답한 소비자가 그 반대보다 많아졌다는 뜻이다.

급증한 가계부채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출심사 강화와 부동산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인해 부동산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생활형편전망(93)과 가계수입전망(98), 취업기회전망(68), 현재가계저축(87), 가계저축전망(92), 가계부채전망(100) 등의 지수는 모두 전월과 변동 없이 보합권을 유지했다.

금리수준전망 CSI는 124로 조사돼 11월보다 12포인트가 올랐고 물가수준전망 CSI도 141로 3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5%로 11월과 변동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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