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견제용' 유광블랙 출시, 총 5모델로 강화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9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현지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임종호 기자] 인도 시장을 전략적으로 파고들고 있는 삼성전자가 현지 시장을 선점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부문의 라인업을 확대하며 독주채비를 강화하고 나섰다.

인도 시장은 중국에 버금가는 거대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어 향후 인도 시장을 석권한 스마트폰업체의 세계 시장 지배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여 삼성의 전략적 움직임이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8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30일 인도에서 갤S7 엣지 블랙펄(유광블랙) 128GB 모델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인도시장에서 프리미엄 라인업인 갤럭시S7 엣지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고 삼성으로선 '1위 굳히기'에 나선 것이다.

삼성은 최근 인도시장에서 블루코랄과 핑크골드 모델을 잇달아 선보인 바 있어 이번 유광블랙 출시로 갤S7 엣지 라인업이 골드플래티넘, 실버티타늄 등을 포함 총 5개 모델로 늘어났다.

특히 이번 유광블랙 모델 출시는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7 제트블랙(유광블랙)을 겨냥한 것으로 라이벌 애플의 싹을 자르기 위한 견제용이란 분석이다.

프리미엄 모델의 라인업을 늘려 인도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힘으로써 중저가에서부터 고가 라인까지 모두 주도, 애플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삼성은 실제 인도시장에서 출하량 기준으로 독주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올 3분기 시장점유율은 22.6%로 부동의 1위다. 2위는 인도 현지 제조사인 마이크로맥스(9.9%)와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라이벌 애플의 프리미엄급 시장에선 선두이지만, 전체 인도 휴대폰 시장의 점유율은 고작 0.9%로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인 애플의 자존심이 구겨질대로 구겨진 상태다.

아직 인도 시장이 피처폰과 중저가 스마트폰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때 세계 1위의 스마트폰업체였던 애플이 레노버(9.2%), 샤오미(6.4%) 등 후발 중국기업에도 크게 뒤쳐져있는 것은 자전심이 상하는 일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내년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은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로 부상할 전망이어서 삼성의 약진은 애플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욱이 인도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고작 39%에 불과한데다가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어 이미 중국을 능가하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인도의 2017년 스마트폰 매출은 올해보다 27% 증가한 210억6600만 달러(약 25조47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이에 따라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을 계속 확대하는 한편 현지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등 인도 시장 공략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9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현지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한 뒤 인도에 3500억 원 규모의 생산 공장과 연구개발센터를 신설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인도는 현재까지 저가형 스마트폰 인기가 높으며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0월 인도 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점유율 66%를 보유하고 있다. 2위는 삼성전자로 23%, 3위는 10%를 기록한 구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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