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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동구청 판 '항일운동' 이틀만에 '완승'박삼석 부산동구청장 "소녀상 돌려주고 설치 반대 않겠다"
   
▲ 평화의 소녀상.<사진=포커스뉴스 제공>

[위클리오늘=강민규 기자] 부산 동구청이 '소녀상' 강제철거와 압류를 단행한 지 이틀만에 스스로 입장을 바꿨다. 강제압류한 소녀상을 반환하고 설치도 저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박삼석 부산 동구청장은 30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일은 지자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앞으로는 소녀상 설치에 대해 행정대집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8일 설치 현장에서 강제로 압류해간 '평화의 소녀상'도 소유자인 시민단체에게 돌려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삼석 부산동구청장은 지난 28일 벌어진 소녀상 강제철거는 자신의 지시가 아니라 담당 공무원들이 알아서 자발적으로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삼석 부산동구청장은 소녀상 강제철거 이후 시민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29일엔 아예 구청에 출근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삼석 부산동구청장은 " 지난 28일 열린 소녀상 강제철거와 이에 따른 대학생 강제연행은 구청장의 권한이 아니고 과장의 권한"이라며 " 좁은 인도에 소녀상을 설치하면 행인들이 다칠 우려가 있어 행정대집행을 진행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박삼석 부산동구청장은 이어 "직접 지시한 것이 아니라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한 일이지만 불미스러운 사고가 일어난 것에 대해서는 사죄를 드린다"고 했다. 

부산동구청이 소녀상을 강제압류해 간 28일은 정부가 일본과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이른바 '불가역적 합의'를 한 지 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한편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설치됐다가 부산동구청의 강제 철거로 압수된 소녀상은 폐나무 등 잡동사니와 함께 황량한 야적장에 방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대집행으로 사유재산을 압류해가면 구청 등은 소유주에게 압류사실과 압류물품 보관장소 등을 고지해야 한다. 

또 소유주가 행정대집행을 인정하고 과태료를 내면 압류해간 물건은 돌려주는 것이 정상적이다.

하지만 부산동구청은 28일 소녀상을 강제 압류해 간 이후 소유자인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이하 소녀상추진위)에 아무런 고지를 하지 않음은 물론 소녀상을 보관해둔 장소도 알려주지 않았다.

강제 철거된 소녀상은 부산 동구 충장로 고가도로 아래 부산동구청 야적장에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야적장은 초록색 펜스로 둘러쳐져 있었으며, 왕복 4차선 도로로 막혀 있어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 않은 지점이다. 

발견 당시 소녀상은 일본영사관 앞에서 철거될 때 동원된 트럭에 실려 천막을 덮어쓴 그대로였다. 

구청측은 소녀상을 실은 이 트럭을  대형 천막으로 덮은 다음 밧줄로 여러 차례 꽁꽁 싸매고 그 위에 모래주머니와 폐나무, 버스정류소 표지판 등 잡동사니로 눌러 위장한 상태였다.

소녀상은 2011년 12월 14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이후 전국에 55개나 세워졌다. 일본·미국·호주 등 해외에도 15개가 설치됐다. 

부산동구청처럼 지방자치단체가 소녀상 설치를 막고 강제압류해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부산동구청의 소녀상 강제압류가 지난해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여파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위안부 합의 이전에는 소녀상에 대해 우익쪽에서도 반대하지 않았는데 한·일 위안부 협상 합의 이후에는 보수세력들이 이를 정치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부산동구는 전통적으로 여권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알려져있다.

박삼석 부산동구청장도 새누리당 소속이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는 “한·일 합의 이전에는 보수단체라 할 수 있는 새마을운동중앙회와 재향군인회가 소녀상을 설치할 정도로 위안부 문제에는 보수와 진보 구분이 따로 없었다”며 “박근혜 정부가 강대국 논리에 굴복하자 보수세력도 저항하지 않고 무력하게 받아들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이날 부산 동구청 소녀상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합법 소녀상 설치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표창원 의원은 SNS에  ‘부산 동구청 “압수한 소녀상 못 돌려줘” 막무가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표 의원은 “친일 정부, 친일 구청장은 청산 대상”이라면서 “철저한 합법 소녀상 설치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소녀상추진위는 지난 28일 오후 12시40분쯤 부산시 동구 초량동 주한 일본영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했는데,  오후 4시쯤 부산 동구청 직원 30여 명이 소녀상을 강제 철거해 가면서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부산동구청 홈페이지에는 시민들의 항의성 글이 쏟아지면서 먹통이 됐으며, 부산동구청이 뚜렷한 법적 근거없이 압류해간 소녀상을 돌려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 전국적으로 비난여론이 들끓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도 29일 SNS에 부산동구청의 소녀상 철거와 압류에 대해 "친일행위와 다름없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강민규 기자  skang715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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