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자기떡볶이 도니(Doni) 주한동 쉐프는 '"요리는 나의 운명"이라고 말한다. <사진=임종호 기자>

[위클리오늘=임종호 기자] 경기도 성남 분당구 서현동 소재 ‘갑자기떡볶이’에는 한국사람보다 더 맛있는 떡볶이를 만드는 외국인 쉐프가 있다. 주인공은 올해 31세인 도니(Doni) 주한동 쉐프로 중국한족 출신이다. 중국에서 요리를 공부한 도니(Doni)는 2004년부터 8년간 아일랜드에서 다양한 쉐프경력을 쌓았고 2012년에는 또 다른 도전을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 떡볶이 업계 평정(?)에 나선 도니(Doni) 주한동 쉐프를 2016년 마지막 날 본지가 만났다.
+ 도니(Doni)는 주한동 쉐프의 애칭이다.[기자 주]

Q 한국에 온 계기는?
A 아일랜드에서 아름다운 한국인 유학생인 아내를 만났고 사랑의 결실로 아들이 태어났다. 아내가 귀국할 때 자연스럽게 함께했다. 한국음식에 대한 열정도 한 몫했다. 특히 처갓집이 분당에서 꽤 유명한 한정식을 운영하고 있어 내게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며 한국요리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Q 요리사 꿈을 키우게 된 계기는?
A 중국에 계신 부모님께서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잘 만드셨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맛있는 요리를 직접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꾸게 됐다.

Q 한국에 오기 전에 한국에 대한 인상은?
A 사실 대부분의 중국사람이 그렇지만 K-POP이나 김치 등 제한적인 정보만 가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며 아내를 통해 정 많고 근면한 한국사람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듣게 돼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Q 외아들인데 멀리 떨어져 있는 부모님이 서운해 하지는 않나?
A 이미 오랫동안 서로 익숙해 진 것 같다. 오히려 아일랜드보다는 한국이 근거리라 맘적으로 편안하다. 사실 부모님이 계시는 상해는 비행기로 2시간 거리 밖에 안돼 자주 찾아 뵐 수 있어 좋다. 부모님은 “열심히 일하는 한국사람이 좋다”는 말을 자주하신다.

Q 쉐프로 일하는 ‘갑자기떡볶이’에 대해 설명해 달라
A 떢볶이, 순대, 어묵, 볶음면 등이 메인 아이템이다. 일반 분식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재료 선별부터 요리, 판매까지 ‘행복을 판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 한국사람보다 더 맛있는 떡볶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언젠가 한국 떡볶이 업계를 평정할 것이다.(웃음)

Q 한국과 아일랜드를 비교하면?
A 아일랜드 사람들은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생각하는 방식이나 생활태도에서 ‘쉼의 미학’이 있다. 반면 한국사람들은 ‘치열한 근면함과 도전의식’이 돋보인다. 한국이 다른 나라와 달리 짧은 시간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아일랜드의 여유로움과 한국의 근면·도전정신을 잘 믹스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끔한다.

Q 도니(Doni)에게 있어 요리는 무엇인가?
A 내게 있어 요리는 평생 도전하고 공부해야 하는 과제다. 또한 요리는 내게 있어 ‘사랑’이다.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재료의 선별부터 요리가 손님에게 제공되는 순간까지 ‘사랑’이라는 모티브가 없다면 요리사의 존재가치는 없다.
그래서 나는 인스턴트 음식과 요리사의 요리는 구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좋아하는 음식은?
A 중국음식 중에는 찐만두의 일종인 샤오롱바우(딤썸)를 좋아한다. 한국에서 맛본 음식 중에는 간장게장, 한우, 삼겹살 등을 좋아한다. 하지만 요리사로서 특히 관심있는 것은 장류다. 한국의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이 그것이다. 행운이랄까 장모님께서 아직까지 직접 장을 담그고 있어 기회가 될 때 꼭 전수받으려 한다. 중국에도 다양한 장들이 존재하지만 한국의 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요즘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돼 예전의 맛을 잃고 있어 요리사로서 아쉽다는 생각을 한다.

Q 요리대회에 나갔다던데?
A 올해 초 케이블채널인 Olive TV가 주최한 「마스터 쉐프 코리아 Season4」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총 9600명의 요리사가 출전해 최종 100인안에 드는 영광을 누렸다. 대회 출전도 중요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한국요리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참여했다. 기회가 주어지면 더 많은 요리사를 만나고 더 많은 요리경연에 나가고 싶다.

도니(Doni) 주한동 쉐프가 일하는 ‘갑자기떡복이’는 분당 서현동 77-1번지 「홀리스커피 분당서현시범단지점」 1층에 있다. 일하는 내내 웃음을 잃지 않으며 자신의 일을 즐기는 도니(Doni)는 발길을 돌리는 기자에게 “야채랑도 대화를 해야해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언뜻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요리사로서의 자긍이 묻어나는 그의 말에 「갑자기(?) 떡볶이」가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기자 주] 

▲ 도니(Doni) 주한동 쉐프의 '갑자기떡볶이'는 분당구 서현동 77-1번지 '홀리스커피 분당서현시범단지점' 1층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임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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